| 챔프가 왔다! | |||
| 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07-04-06 |
| 조회수 | 5950 | ||
| 챔프가 왔다! | |||||
![]() |
관리자 | ![]() |
2007-04-06 | ![]() |
5950 |
○ 강연리뷰 | ‘스타 복서’ 홍수환
꿈을 위해, 거침없는 한 방!
△4월 5일 ‘4전5기’의 신화를 이루어낸 홍수환 씨의 강연 장면.(부경대 대회의실) ⓒ이성재 사진(홍보팀)
사회자로 나선 서동철 팀장(학사관리과)이 “4전5기 신화의 주인공, 전 WBA 세계챔피언 홍수환 선생님을 소개합니다.” 하자, 특강 장소인 본관 대회의실에 모인 500여명의 부경대생들은 함성을 질렀다.
그러나 왕년의 챔프는 무대에 앉은 채 꼼짝하지 않았다. 그 대신, 무대 정면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에 흑백 화면의 ‘대한늬우스’가 시작됐다. 1977년 11월 27일 파나마에서 펼쳐진, 그 유명한 ‘4전5기’의 권투시합 장면이었다.
홍 선수의 상대는 당시 살인적인 KO펀치를 자랑하며 ‘지옥에서 온 악마’로 불리던 엑토르 카라스키야. 홍 선수는 2회전에 카라스키야의 소나기 펀치에 4번이나 주저앉았다. 누가 봐도 경기는 끝난 것처럼 보였다. 부경대생들, 대부분 그 장면을 처음 보았을 신세대들은 일순 침묵했다. 위성으로 당시 그 경기를 국내에서 지켜보았던 1977년의 국민들처럼.
그러나 홍 선수는 결코 굴하지 않았다. 3회전 벨이 울리자마자 그는 저돌적인 인파이팅으로 맞섰다. 홀딩도 한번 하지 않았다. 왼손을 쭉 뻗어 상대를 누른 채 오른손으로 연속으로 상대를 타격했다. 지옥에서 온 악마가 링 위에 사지를 뻗었다. 부경대생들은 일제히 환호했다. 희망을 갈구했던, 그 곤궁했던 70년대 관중들의 열광은 더했으리라.
경기 직후 홍 선수와 가족 간의 국제전화도 생중계됐다. ‘엄마 나 챔피언 먹었어!’, ‘그래, 대한민국 만세다~’
스크린이 꺼지고 그 챔프가 천천히 무대 전면으로 걸어 나왔다. 그는 이 경기 테이프를 얼마나 보고 또 보았을까. 홍 선수는 부경대가 학생들의 인성함양을 위해 매주 목요일 마련한 ‘21세기 리더십 강좌’에 이날 초청돼 이 유명한 ‘4전5기’의 경기에 얽힌 사연을 자세히 소개했다.
‘멈칫거리지 말라’
그는 학생들에게 “백스텝을 밟아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주눅 들거나 멈칫거리지 말라는 것이다. 지옥에서 온 악마? “So what?” 이것이 카라스키야를 링 위에 때려눕힐 수 있었던 힘이었다고 했다. 바로 자신감이었다. 사방이 적으로 둘러싸인 먼 타국 파나마에서 당대 최고의 챔피언을 상대해야했던, 무명의 도전자였던 그가 조금이라도 주눅이 들었다면 그는 3회전에서 일어나지 못했을 것이라고 회고했다. ‘상대’를 존경하지 말라고도 했다. 그만큼 위축되어서는 안된다는 뜻이다.
‘배수진을 쳐라’
그는 경기 직전 ‘무제한다운’에 사인을 하고 링에 올랐다고 밝혔다. 3번 다운되면 자동 KO패 당하는 것이 아니라 할 수 있을 때까지 하는 것이다. 이는 불굴의 도전정신이다. 그가 4번 다운 당하자 당시 위성으로 집에서 경기를 지켜보던 그의 어머니는 “쟤는 왜 자꾸 일어나서 얻어맞니, 그냥 누워있지…” 하고 안타까워했다고 한다.
그가 4번을 쓰러지고 난 뒤 혼이 빠져 링에 걸터앉아 있을 때, 경기장에 있었던 친형은 “야, 우리 이거 아니면 먹고 살 거 없을까?” 하고 말했다고 한다. 그러나 그는 일어섰다. 지금은 금지됐지만 정신집중을 위해 그 지독한 암모니아를 흡입한 뒤 링 위에 올랐다고 했다. 홍 선수를 4번 다운시킨 카라스키야는 방심했고, 그는 이처럼 목숨을 걸고 정면으로 맞섰던 것이다. 승리는 그의 것이었다.
‘철저히 준비하라’
그는 “준비된 사람에게 당할 자는 없다는 진실을 지금도 믿는다.”고 말했다. 시합을 위해서는 53.520㎏까지 체중을 조절해야한다. 피나는 연습을 통해 땀을 흘려 체중을 빼야한다. 한증막에서 땀을 빼서는 안된다. 대충 대충이나 편법은 안된다는 것이다. 땀이 바로 돈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오전 6시30분 경기에 대비해 그는 새벽에 일어나 연습하는 철두철미함을 보였다.
‘한 가지 운동을 하라’
운동을 하면 술 담배 끊어야겠다는 생각이 저절로 들게 되어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아침 일찍 일어나는 ‘아침형 인간’을 권유했다. 아침 일찍 일어나서 운동하면 공부도 자신감 있게 할 수 있고 밤에 숙면을 취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부경대생들에게 3개월을 무료로 복싱을 가르쳐줄 수 있다며 서울에서 자신이 하는 체육관을 방문할 것을 권유하기도 했다.^^)
‘어머니를 생각하라’
그는 4전5기의 경기 장면을 볼 때마다 어머니가 생각난다고 했다. “당시 경기 직후 국제전화에서 어머니가 ‘김기수(최초 세계챔피언) 엄마가 그리 부러웠는데 이제 소원 풀었다.’고 말했다.”면서, “선의의 경쟁에서 상대를 이기게 하는 진한 모성애를 느꼈다.”고 말했다. 어려울 때마다 어머니를 생각하며 흐트러진 의지를 다져라는 것이다.
그는 이번 특강에서 2시간여 동안 준비된 원고도 없이 시종일관 좌중을 압도했다. 왕년의 챔프는 여전히 배짱과 맷집이 두둑했다. 자신의 꿈을 위해, ‘위대한민국’을 위해, 거침없이 어퍼컷을 날리라고 챔프는 쉰 목소리로 신세대들에게 고함을 쳤다.<부경투데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