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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한 남극 체험기~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07-03-18
조회수 73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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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한 남극 체험기~
관리자 2007-03-18 7389

부경대생, 여대생 첫 남극 방문

“나를 위해서가 아닌, 인류의 진보를 위해 살 것이다.”

글/해양생산관리학과 4학년 정여진

부경대학교 해양생산관리학과 4학년 정여진 학생이 남극연구체험단에 선발돼 최근 남극을 다녀왔다. 그녀의 남극 방문은 여대생으로는 첫 방문이다.

그녀는 한국해양연구원 극지연구소가 전국의 이공계 대학생 가운데 2명을 선발한 「2006 남극연구체험단」 대학생 부문에 한국과학기술원(KAIST) 생명과학과 이창한 씨와 함께 최종 합격의 영예를 안았다.

이번 행사는 청년들에게 개척정신을 함양하고 극지 현장조사 활동을 통한 자연과학의 중요성을 인식시키기 위해 실시된 것.

정여진 학생은 지난 12월 10일 서울을 출발하여 칠레 푼타아레나스를 거쳐 남극 세종기지에 도착, 1월 4일까지 26일간의 일정으로 현지 연구원들의 남극 연구를 생생하게 체험했다. 그녀의 남극 방문기를 게재한다.<편집자주> 남극의 거대한 빙벽 앞에서 포즈를 취한 정여진 학생의 멋진 모습!(해양생산관리학과 4년). 
△남극의 거대한 빙벽 앞에서 포즈를 취한 정여진 학생의 멋진 모습!(해양생산관리학과 4년).

이번 남극 방문에는 지원자가 100여명이 넘었다. 그 중 카이스트 생명과학과의 창한이와 내가 뽑히게 되었고 남극을 방문하는 최초의 여대생으로서 12월 10일 남극으로 떠나게 되었다. 극한의 남극에서 난 무엇을 배울 수 있으며 왜 많은 과학자들이 남극을 찾는지 구체적으로 알고 싶었다.

LA와 페루를 거쳐 마지막 칠레의 가장 남쪽 푼타 아레나스에서 공군 수송기를 타고 남극으로 들어갔다. 장작 4일에 걸친 여정이었다. 수송기가 남극에 착륙하자 모두들 환호성을 지르며 남극 입성을 축하했다. 또한 세종기지에서는 모두들 여대생이 온다고 들떠있다고 했다. 내가 갔을 당시 하계 연구원들도 많이 와 있어서 세종기지는 꽤나 북적거렸고 그 중 여자는 나 혼자여서 많은 관심과 환대를 받았다.

우리는 해양, 기상, 생물, 지질 등 남극과 관련된 다양한 연구 분야에 대해 연구원들의 설명을 듣고 직접 연구에 참여하는 소중한 기회를 얻었다. 특히 우리가 세종기지에 도착한 다음 날은 남극에서도 하루 이틀 있을까 말까한 화창한 날씨여서 세종기지에 1년 있어도 해보기 힘든 일들을 하루 동안 많이 체험하게 되었다.

보트를 타고 기지 주변에 있는 마리안 소만 빙벽으로 매우 가까이 가서 관찰할 수 있었고 펭귄 서식지 주변에서 남극 대구 낚시도 하고 곧이어 해부도 하였다. 그 차가운 물 속에서 생물이 살고 있다는 것이 신기했다. 산행을 하는 동안은 몇 백 년이 되었을 선태식물을 밟으며 미안함을 느꼈다. 이제껏 한번도 사람의 접촉을 받지 않았을 남극의 생물과 환경에게 나는 마구 사진을 찍어대는 부산한 방문객이 되기보다는 평안히 그들처럼 남극 속의 창조물이 되길 원했다.

떠다니는 빙하 위에서 평화로이 낮잠을 자고 있는 바다해표와 이제 갓 태어난 새끼들에게 먹이를 주기 위해 뒤뚱뒤뚱 열심히 바다로 뛰어드는 펭귄들, 그리고 남극의 광활한 바람에 깎여 날아오는 눈이 아닌 빙하 가루들. 모두들 자연의 광대함과 평온함 가운데 잘 조화되어 있었다.

밖은 추운 바람이 불고 있어도 세종기지 안은 한국의 여느 모습과 다름없었다. 저녁이 되면 다같이 식사를 하고 소파에서 정겹게 대화를 나누셨다. 옆에는 큰 평면 TV에서 한국 방송이 흘러나오고, 세종기지에는 연구원들만 있는 것이 아니라 의사와 요리사 그리고 전기, 중장비 전문가 또한 고 전재규 대원의 사고 후에는 해양경찰 출신의 대원도 계셨다.

규모는 작지만 서로 협동하며 살아가는 하나의 잘 갖추어진 마을이었다. 그 분들은 모두 자기 분야를 사랑하고 자부심을 가지고 계셨다. 우리에게 하나라도 더 가르쳐 주시려던 열정과 극한 날씨 속에서도 침체되지 않기 위해 독서와 운동 등으로 극복해 나가시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세종기지에 있는 동안 생물실에서 다양한 남극 생물을 현미경으로 관찰하던 시간이 즐거웠고 펭귄연구를 위해 세종기지를 잠시 머물고 있던 일본 연구원들과의 만남도 뜻 깊었다. 과학자들의 열정이 담긴 연구물들을 보며 나도 언젠가 체험단이 아닌 연구원으로 남극을 찾을 날을 기대했다.

그렇게 세종기지에서의 5일이 너무 아쉽게 지나갔다. 6일째 되는 날 우리는 5천톤급 러시아 연구선 유즈모 호를 타고 남극 일대 해양 탐사를 시작했다. 해양 퇴적층 코어 분석과 심해저 채수, 그리고 생물 채집 등의 연구 수행을 도우면서 세상에서 가장 험난하다는 드레이크 해협도 건넜다.

광활한 바다 위에서 이런 생각을 했다. ‘앞으로 내가 과연 알아내는 부분이 어느 정도나 될 수 있을까’ ‘우리는 왜 이리 바다 위에서 고생하며 남극을 연구하는 걸까’ 9일간의 항해를 통해 그 이유를 조금씩 알게 되었다. 남극은 인간의 손이 가장 닺지 않은 곳으로 자연 현상과 생물에 대해 가장 순수한 결과를 얻어 낼 수 있는 곳이었다.

그리고 지구는 한쪽만 따로 운행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것이 다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인간이 만들어 낸 현상에 대한 반응이 가장 확연히 드러나는 곳이기도 했다. 빙하가 녹는 속도, 해류 흐름의 변화 , 수층별 수온 변화 등 남극을 연구함으로써 앞으로의 기후변화와 자연현상을 예측하는 것이다. 이로 통해 후세의 평안을 도모하는 것, 그러니까 무엇보다 더 멀리 크게 내다보며 행하는 현 세대 사람들의 큰 배려였다.

우리가 여기서 편안히 밥을 먹고 하루를 지내는 동안 작은 세상 속 15명의 사람들은 거친 눈보라 속에서 몇 십 년 뒤를 생각하며 남극에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는 것은 멋진 일이다. 그리고 고마운 일이다. 나도 나 하나만을 위해서가 아닌 전 인류를 위해 좋은 영향력을 주는 과학자가 되고 싶다. 남극 해상에서 9일간을 보내고 한국으로 돌아오는 길, LA 산타 모니카 해변에서 새해를 맞으며 그런 생각을 했다.<글/해양생산관리학과 4학년 정여진> 남극 세종기지 표지석 앞에서 부경대 교기를 들고 기념촬영. △남극 세종기지 표지석 앞에서 부경대 교기를 들고 기념촬영. 가까이 가도 도망가지 않는 귀여운 펭귄들과 함께. △가까이 가도 도망가지 않는 귀여운 펭귄들과 함께. 저렇게 고요하고 저렇게 편안하게..... (근데, 좀 춥겠다~~~) △저렇게 고요하고 저렇게 편안하게..... (근데, 좀 춥겠다~~~)<부경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