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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택을 만나러 가다
작성자 홍보협력과 작성일 2010-11-08
조회수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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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택을 만나러 가다
홍보협력과 2010-11-08 1330

Pukyong Today 국어국문학과 작가초청회 Review 연출가 이윤택
연극이 끝난 후 연출가 이윤택과 배우들이 무대에서 강연 참가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 연극이 끝난 후 연출가 이윤택과 배우들이 무대에서 강연 참가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지난 10월 27일 부산 가마골 소극장에서 아주 특별한 강연이 열렸다. 

부경대학교 국어국문학과가 해마다 학교에서 여는 작가초청회를 올해는 특별히 연극 현장에서 열었던 것. 가마골 소극장은 1986년 연희단 거리패 창단과 함께 개관, 5664회의 공연과 452,000명의 관객이 함께한 부산 연극계의 산실이다.

이번 행사는 국어국문학과 학생 100여명이 참석해 극장에서 연극을 관람하고 연극 연출가 이윤택, 배우들과 함께 직접 대화를 나누는 이색적인 방식으로 진행됐다.

1986년 부산에서 연희단 거리패를 창단, ‘오구, 죽음의 형식’, ‘햄릿’, ‘바보각시’ 등 수많은 작품을 연출하고 한국 전통 거리굿에서 연극의 원형을 탐구하며 연극계에서 독자적인 위상을 정립한 연출가 이윤택.

국문과 작가초청회에서 그를 만난 한 문학도의 참가수기를 싣는다.<편집자 주>


<아주 특별한 강연>

"이윤택과의 대화, 정말 신선했어요"

/송슬기(국어국문학과 4년)

새로운 만남
2007년 김연수 소설가, 2008년 도종환 시인, 2009년 김윤식 비평가, 그리고 2010년 이윤택 연출가까지. 대학교 4년간 내가 ‘작가초청회’라는 이름으로 국문과에서 만난 문인들이다. 대한민국에서 내로라하는 분들을 만나면서 모든 사물과 대화를 해보라는 권유를 받기도 했고 이런 저런 인생사는 이야기도 듣곤 했다.

그동안의 작가초청회는 큰 공간에 모여 앉아 강연을 듣는 형식이었고, 후에 질문을 하곤 했다. 미리 작가의 작품을 읽고 그에 대해 토론 해보는 ‘혜음’을 거친 친구들이 작가의 작품을 공부하면서 궁금했던 점에 대해서 질문하기도 했고, 또 다른 새로움을 경험할 수 있었다. 

그런데 올해는 달랐다. 우리가 작가를 만나러 갔다. 그리고 이전과는 다르게 ‘연출가’라는 특성상 작품 관람이 가능했다. 관심이 많거나 ‘혜음’에 참여한 학생들은 작가의 작품을 미리 접해보고 올 수 있었지만 작가의 작품을 감상하지 못하고 오는 학생들도 많았는데, 이번엔 작품을 미리 보고 오지 않아도 보고 듣고 할 수 있는 기회라서 좋았던 것 같다. 마치 영화 시사회 혹은 무대인사, PIFF에서 ‘관객과의 대화’를 경험하는 기분이었다.

연극 ’바보각시’
이날 관람한 연극은 ‘바보각시’. 이 작품은 포장마차 여주인이 임신한 채 쓰레기통에서 시신으로 발견된 사건을 신문에서 보고 쓴 작품으로, ‘살보시 설화’를 접목시켜 탄생한 작품이다. 세상 첫 번째 마을에서 내려온 바보각시가 지하철 신도림역 앞에서 포장마차를 하면서 지식인인 취객, 실직 청년, 파출소장 등 소외받은 남성들에게 자신의 살을 나눠주는 이야기로, 임신을 하게 되지만 서로 책임을 떠넘기려 하는 모습에 자살을 하는 이야기다.

극에서 바보각시는 자신의 분신으로 꼭두각시와 같은 인형을 들고 나온다. 배우들은 상징적인 대사를 뱉어내고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르며 극을 이끌어 간다. 연극을 보기 전에 어렵다는 말을 듣고 많이 걱정하면서 봤는데 ‘이 연극은 어렵다.’라는 생각을 미리 가지고 있어서 그런지 그 속에서 나만의 재미를 찾아낼 수 있었다. 물론 아직도 이해하지 못한 부분이 많지만 꼭 연극 전체를 모두 이해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니까. 바보각시의 죽음과 어린 아이의 울음소리가 들리는 장면에서는 손수건을 눈가에 가져다대는 사람을 많이 볼 수 있었다.

이윤택과의 만남
연극이 끝나고 우리는 이윤택 연출가로부터 배우들의 소개와 함께 연극에 대해 들었다. 익히 잘 알고 있는 ‘공무도하가’를 중심으로, 흔히 고대가요로 칭해지는 우리 작품들에 연극이 모두 들어있다고. 공후를 타며 노래를 부르는 사람이 극을 이끌어가고 ‘백수광부’와 ‘백수광부의 처’라는 등장인물이 있고, ‘아내가 말리지만 백수광부가 결국 강을 건넜다.’라는 이야기가 있다. 연극 이론을 배울 때, 디오니소스를 먼저 배우곤 했던 나에겐 충격이었다. 

이윤택 연출가의 말을 듣다보니 갑자기 나도 연극이 하고 싶어졌다. 하고 싶은 것이 있고, 그것을 위해 준비해나가는 과정임에도 불구하고 ‘나도 연극이 하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괜히 ‘연출가 이윤택’이라고 하면 연극이나 연출가에 크게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도 ‘어디서 많이 들어봤는데….’라고 하는 것이 아닐까.

강연을 마치고…
이전까지와는 달리, 올해 새로운 방식으로 ‘작가초청회’를 가졌던 터라 참여하고자 하는 학생들이 모두 가마골소극장으로 이동해야 했고, 개인별로 표를 수령하고, 당일 좌석부족으로 인해 약간의 혼란을 빚기도 하는 등 불편한 점도 있었다. 그래도 송명희 교수님과 김남석 교수님을 비롯해 국문과 학생 과반수이상이 참여하는 등 성황을 이뤘다. 문학 작품의 특성상 지금까지 작가초청회는 일방적인 강연과 질의응답 형식으로 이뤄졌는데, 이렇게 연극을 감상하고 특강을 들으니 신선했다. 매번 이렇게 할 수는 없겠지만 가끔 이런 식으로 작가초청회를 진행해도 괜찮지 않을까.<부경투데이>

연출가 이윤택.
△ 연출가 이윤택.
 강연 참가자들이 연출가 이윤택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 강연 참가자들이 연출가 이윤택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