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문이 뛴다|시인 최희철 동문 | |||
| 작성자 | 대외협력과 | 작성일 | 2013-12-19 |
| 조회수 | 1491 | ||
| 동문이 뛴다|시인 최희철 동문 | |||||
![]() |
대외협력과 | ![]() |
2013-12-19 | ![]() |
1491 |
|
수상작품은 ‘그때 그 삶의 비늘들을 다시 들추어보다 - 미시적(微視的) 사건으로서의 1986∼1990년 북태평양어장’라는 제목의 논픽션이다. 심사위원들은 “북태평양 어장에서 겪었던 사건들에 대한 바다의 기록을 정선된 문장으로 엮었다. 훌륭한 하나의 해양기록이다.”고 평가했다. 최 동문은 자신이 직접 항해사로 원양어선을 타고 북태평양 베링어장에서 명태를 잡으면서 겪었던 일을 기록했다. 200자 원고지 623장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이다. 명란철 그리고 출항 준비, 출항, 북양어장 가는 길, 어장 도착과 자체 조업 풍경, 투망, 예망, 양망, 처리실 풍경, 피항 등 22가지 생생한 이야기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수상작은 무엇보다 원양어업을 국가나 자본의 관점 아니라 그 현장에 참여했던 사람의 관점에서 ‘성찰’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가진다. 최 동문은 “내가 겪었던 원양어업의 미시적 사건들을 기록하지 않으면 영영 사라져버릴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에 집필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원양어업이라고 하면 흔히 갖게 되는 이미지, 즉 거친 바다에 도전하여 자연을 개척한다는 ‘정복자’의 일방적인 관점을 버려야 한다.”면서, “원양어업의 역사는 산업정책, 자본, 기쁨과 성공, 슬픔과 실패 혹은 욕망과 억압, 생산과 파괴 등이 씨줄과 날줄이 되어 직조된 사건들.”이라고 말했다.
이런 그의 ‘독특한’ 사유는 어디에서 연유한 것일까? 이 글을 쓰기 위해 그를 만났을 때, 그는 들뢰즈의 ‘베르그송주의’라는 포켓북을 들고 있었다. 그걸 보니, ‘혹시 후배들에게 어떤 깨달음을 줄 만한 비기(秘技)를 그로부터 들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들었다. 그는 대학 졸업 후 배를 타면서 철학서적을 많이 ’팠다’고 한다. 털 없는 원숭이, 세계 철학사, 코스모스, 한국전쟁의 기원, 조선사, 광해군, 베트남전쟁 등을 거쳐 카타리와 들뢰즈, 베르그송에 이르기까지. 최근에는 생태학과 페미니즘 분야의 책을 많이 읽고 있다고 한다. 그는 “누구나 나의 주변이 어떻게 운동하고 어떻게 질적으로 구성되어 있는지를 깊이 인식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믿는다.”면서, “철도파업이나 송전탑 설치 같은 일들이 나와 관계없는 일이 아니다, 공간적으로 분리되어 있는 것이 아니다, 나의 삶과 질적으로 연결되어 있다.”고 강조했다. 행복과 출세란 것이 과연 어떤 것인가? 남이 주입한 본능대로 따라가고 있지는 않은지, 우리가 삶의 가치를 ‘현재’가 아닌 과거와 미래에 걸어두고 있지 않은지, 그래서 당신의 ‘현재’가 삶의 재료로서만 희생되고 있지는 않은지를 성찰해야한다는 것. 그는 “그래서 ‘내’가 가지고 있는 욕망이 무엇인가를 깨닫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 “남들이 걸어둔 가치에 나의 욕망이 있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면 질적으로 더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다시 학창시절이 온다면 무엇을 하고 싶은가, 물었더니, “다양한 책을 읽고 싶다.”고 했다. 그는 “그때는 나에게 사물이나 사건을 제대로 볼 수 있는 나만의 눈이 없었다. 그 당시에 나는 남들이 만들어놓은 가치로 부모, 친구, 애인을 보았다. 그 때문에 많은 절망과 삶의 훼손, 그리고 후퇴가 있었을 것이다. 그것이 후회된다.”고 말했다.
앞으로 그는 자신의 승선경험을 현재의 다양한 관점에서 해석하고 발견하는 작업을 계속할 것이라고 했다. 그의 남다른 사유가 그 작업을 더욱 깊고 넓게 해줄 것을 기대한다.<부경투데이>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