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고래 마니아’’, "찰칵, 고래와 함께 꿈을 찍었죠!"

※위 사진은 자원생물학과 3학년 김현우 군이 찍은 것으로 국립수산과학원이 제공한 것입니다.

※화제의 주인공인 김현우 군.
고래에 푹 빠진 대학생이 ’’머리를 수면 위로 내민’’ 밍크고래를 근접 촬영하는 데 성공해 화제다.
화제의 주인공은 부경대학교 자원생물학과 3학년 김현우 군(24세). 김군은 지난 5월10일 오전 11시께 포항 앞바다 선상에서 5m 전방 수면 위로 솟아오른 밍크고래 두부를 근접 촬영하는 데 성공했다.
수염 고래류에 속하는 밍크고래는 우리나라 연안에 많고 흔히 볼 수 있지만 배 가까이에는 좀처럼 접근하지 않는 습성 때문에 근접 촬영이 매우 힘든 고래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등지느러미가 보이는 밍크고래 사진은 많지만 머리 부분이 수면 위로 노출된 밍크고래 사진은 볼 수가 없었다.
촬영 당시 김군은 연구보조원 자격으로 국립수산과학원 조사시험선박인 ’’탐구3호’’(350t급)를 타고 동해고래 자원 조사를 돕던 중이었다.
새벽 5시에 출항, 브리지 위에서 고래가 출현하기를 기다린 지 6시간째인 오전 11시, 갑자기 선미에서 ’’쉬익~" 하는 소리가 들렸다고 한다. 불과 5m 전방에서 머리를 드러낸 밍크고래였다. 숨을 쉬기 위해 수면 위로 고개를 내민 녀석을 김군이 가장 먼저 발견한 것이다. 수면 위에 머리를 내민 시간은 불과 3초 가량.
"정말 짜릿한 순간이었어요. 온몸에 소름이 쫙 돋았고 본능적으로 카메라 셔터를 눌렀습니다."
좀처럼 배에 접근하지 않는 밍크고래가 ’’탐구3호’’에 가까이 접근한 것은 당시 조사선박이 해역의 수온과 염분을 측정하기 위해 바다 위에 정지해 있었기 때문. 김군의 니콘 F5 80-200㎜ 망원렌즈에 포획된 밍크고래는 조각품처럼 미끈했다.
김군은 이번 국립수산과학원의 고래탐사 작업에 일용직 연구보조원으로 자원해서 승선했을 정도로 고래에 푹 빠진 ’’고래 마니아’’이다. 또 그는 지난 1999년부터 인터넷 사이트에 ’’고래와 돌고래’’라는 이름의 카페(cafe.daum.orcinus)를 개설해 운영하고 있으며, 현재 이 카페 회원은 1,000여명을 헤아릴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세계 제일의 고래박사’’가 되는 것이 꿈인 김군은 "나에게 꿈과 용기를 준 그 밍크에게 고마울 뿐"이라면서 "이번에 찍은 밍크고래 사진이 우리나라의 고래 연구에 많은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