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책>신명호 교수의 궁궐의 꽃 궁녀 | |||
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04-05-04 |
조회수 | 5084 |
<화제의 책>신명호 교수의 궁궐의 꽃 궁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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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경대 사학과 신명호 교수가 최근 시공사에서 발간한 ‘궁궐의 꽃 궁녀’가 화제다. ■사학과 신명호 교수가 발간한 궁궐의 꽃 궁녀. 이 책은 백제 삼천 궁녀부터 몇 해전 세상을 떠난 조선시대 마지막 궁녀 성옥염 상궁까지 우리 역사 속 궁녀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인데 최근 각 언론에 잇따라 소개되는 등 집중 조명을 받고 있는 것. 신명호 교수는 주로 우리나라 왕실문화를 연구해 온 학자다. 그는 그동안 학술적 연구를 바탕으로 역사의 격랑 속에서 거품처럼 사라져 간 궁녀의 삶과 사랑을 ‘궁궐의 꽃 궁녀’에서 그리고 있다.
■사학과 신명호 교수.
수 천년 간 침묵을 강요받은 궁녀들의 내밀한 사생활을 조선 멸망 이후 처음으로 드러내려는 이유는 무엇일까? 백제 멸망 당시의 궁녀와 조선 멸망 이후의 궁녀는 한국 궁녀 역사의 처음과 마지막이다. 하지만 어찌된 영문인지 처음과 끝만 알려진 채 그것이 전부가 되어 버렸다. 이는 왕조 시대의 궁녀는 왕말고는 그 누구도 알아서는 안 되는 존재, 아는 척 해서도 안 되는 존재였기 때문이리라. 궁녀의 어떤 점 때문에 그렇게 금기시 되었던 것일까? 바로 왕권이다. 온 백성들의 스승이자 어버이인 완벽한 인간으로 받들어졌던 왕의 이미지를 손상시키는 것은 용서받지 못할 반역 행위였다. 궁녀는 궁중의 비밀뿐만 아니라 왕의 온갖 버릇과 약점을 시시콜콜하게 알고 있었으므로, 궁녀 문제를 건드리는 것은 곧 무언가 역심을 품은 의도로 간주될 수 있었다. 그 방대한 역사 기록에 궁녀에 관한 자료가 그토록 적은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그래서 이 책은 역사의 무의식 속에 깊이깊이 가라앉아 있는 궁녀의 실체를 하나하나 밝히면서, 치열한 삶을 살다 간 궁궐의 꽃, 궁녀의 이야기를 때로는 흥미롭고 때로는 진지하게 펼쳐 간다. 그 중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세종대왕을 둘러싼 ‘조선판 신데렐라’ 이야기이다. 이 이야기의 주인공인 신빈 김씨는 소헌왕후의 지밀 나인으로 지내다가 세종대왕과 사랑에 빠지게 되고, 여덟 명의 자녀를 생산해 냈다. 그런데 가장 흥미로운 점은 세종과 신빈 김씨의 결말이 해피 엔딩이라는 사실이다. 후궁의 만년이 해피 엔딩이 되려면 왕의 사랑뿐만 아니라 왕비와의 관계도 중요한데, 세종과 왕후 심씨, 신빈 김씨는 놀라운 정도로 의가 좋았다. 그리고 조선 시대 궁녀 중에서 가장 극적인 삶을 산 청주 한씨의 이야기도 인상깊다. 명나라 3대 황제인 영락제 때 중국 궁궐의 궁녀로 들어가 왕의 사랑을 한 몸에 받지만, 명나라에 간 지 7년 만에 영락제가 세상을 떠나게 되면서 20대 초반의 꽃다운 나이에 그를 따라 순장을 당하고 말았다. 이 밖에도 은밀하게 행해지던 궁녀들의 동성애가 겉으로 드러난 대표적인 사건, 궁녀와 내시 간의 사랑 등 엄격한 기강으로 금지되었던 궁녀의 성과 사랑에 관한 이야기도 담겨 있다. 이렇듯 책 ‘궁궐의 꽃 궁녀’는 궁녀에 대한 관심은 높지만 이를 다룬 교양서가 극히 드문 오늘날, 많은 독자들의 지적 갈증을 해소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
저자 신명호 교수 전공은 조선시대사. 그는 군주제와 왕실 문화에 남다른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앞으로 한중일 삼국의 군주제와 왕실 문화를 본격적으로 비교 연구하는 데 주력하고자 한다. 한국정신문화연구원 장서각 선임연구원과 국사편찬위원회 편사연구사를 거쳐 현재 부경대학교 사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는 ‘조선의 왕’(1998), ‘조선왕실의 의례와 생활, 궁중문화’(2002), ‘조선의 공신들’(2003) 등이 있다.<부경투데이> - 글 : 한지혜 학생기자(신문방송학과 3학년) - 사진 : 홍보팀 이성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