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아이 키우고 학점 관리하며 4년 도전 끝에 세무사 합격한 김정숙씨 (40세.컴퓨터멀티미디어전공 4학년)
“어머니가 도시락 싸줄 때 공부하기 제일 좋죠!” 
▶화제의 주인공 김정숙 씨(컴퓨터멀티미디어전공 4년).ⓒ이성재 사진(홍보팀)
아이 둘 둔 40세 주부 대학생 올해 제41회 세무사 국가자격시험에 합격한 부경대생 가운데 김정숙 씨(40세)의 도전기가 학내외에 화제다. 현재 부경대 컴퓨터멀티미디어공학전공(복수전공 경영학과) 4학년인 그는 중학교 1학년생과 초등학교 2학년생 자녀를 둔 주부다. ’’40세 대학 4년생, 그리고 두 자녀를 둔 주부’’의 세무사 합격이 후배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는 것.
33세에 부경대 자연계 수석합격 그는 지난 84년 부산진여상을 졸업했다. 졸업 후 그는 당시 여상 졸업생들의 주 진로 코스였던 금융계에 취업했다. 투자신탁회사에 7년간 근무하면서 결혼했다. 여고시절 전교 1등을 차지하던 그의 ‘뛰어난 재능’을 아까워하던 남편은 그에게 공부를 계속할 것을 독려했고, 그는 용기를 내어 수능시험에 도전, 지난 97년 33세의 나이로 부경대에 합격했다. 그것도 자연계열 수석 입학이었다.
아이 키우면서도 학점 4.0이상 유지 동기보다 13년이나 늦은 대학 진학이었지만, 꺾일 줄 모르는 불굴의 투지가 빚어낸 성취였다. 그의 도전은 여기에 멈추지 않았다. 부경대는 계열 수석 입학생에게 학비면제는 물론 학기당 1백만원의 장학금을 지원해 준다. 그러기 위해서는 그 학생이 학점관리를 잘 해 평점 4.0 이상을 유지해야한다. 그런데도 그는 지난 4년간 한번도 빠지지 않고 학기마다 학비를 면제받았고, 학기마다 1백만원의 장학금을 받았다. 그동안 두 아이 양육, 남편 뒷바라지, 그리고 시아버지의 투병에 이은 사별의 아픔도 견뎌야 했다 . 어머니로서, 아내로서, 며느리로서 그가 겪었던 하루하루를 생각하면, 꿈을 이루기 위한 그의 집념과 열정은 분명 놀라운 것임에 틀림없다.
“남편 외조없인 불가능했을 거예요” 97학번이니까 내년에 졸업하게 되는 그는 꼬박 8년만에 대학을 졸업한다. 세무사 시험을 위해 중간에 휴학을 했다. 이번 세무사 시험합격에 4년의 세월이 투자된 것이다. 그는 주로 부경대 안에서 공부했는데, 부경대 고시반인 석음재에서 3년, 대학 도서관에서 1년을 더 팠다. 그동안 그의 ’’수호천사’’ 남편은 출근길에 그를 석음재나 도서관에 태워주고 밤 11시에 다시 와서 공부를 마친 그를 태우고 집으로 갔다고 한다. 하루도 빠짐없이! 졸업 후 부경대 경영대학원에 진학, 보다 심화된 공부를 통해 세무분야에서 최고가 되는 것이 그의 당찬 꿈이다. 다음은 김정숙 씨와의 일문일답. 1. 합격소감은? 한 가지 매듭을 지어 후련합니다. 그것이 세무사로서의 또 다른 출발선이라고 하더라도.. 2. 어떤 어려움이 있었나? 합격자 표준 정규 분포도에서 보듯이 커트라인 전후에 많은 사람들이 집중해 있다. 결국 합격과 불합격의 차이는 종이 한 장일 수 있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합격하면 똑똑한 자이고 불합격하면 덜 똑똑한 자로 인식하는 사람들의 시선이 합격하기까지 나를 가장 힘들게 했고 잡념에 사로잡히게 한 원인이 되었다. 3. 나만의 비결이라면? 집중하는 것이다. 이미 고시를 선택했다면 나의 시간을 모두 공부에 집중하여야한다. T1 : 공부해서 합격하는 것. T2 : 인간관계를 잘 유지시키기 위해 다른 사람과의 만남을 유지하는 것. T1이 지금해야 할 일이다. T2는 합격만 하면 주위사람들이 다 용서한다. 4. 후배들에게 한마디? 자격증 공부는 정말 지루한 게임이다. 지긋지긋할 정도로 책만 보고 공부해야 하니까. 그러나 반드시 끝이 있다. 그리고 엄마가 공부하라고 도시락을 챙겨줄 때 열심히 공부해야한다. 공부는 시기를 놓치면 정말 하기 힘들다는 사실을 절감했다. 후배들 가운데 시험에 궁금한 점이 있으면 메일(delight1313@hanmail.net)을 주면 경험을 바탕으로 조언을 해드리겠다.<부경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