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호주대 교환학생으로 간 서윤영 학우의 편지 “깨어있는 자, 넓은 세상으로 가라” 글/서윤영 학우(전자컴퓨터정보통신공학부 4년) 
▶우리 대학의 교환학생 프로그램으로 남호주대학에서 수학하고 온 서윤영 학우가 호주 현지에서 찍은 자신의 기념사진.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통해 남호주대학에서 보낸 지난 한 학기(2005. 2~2005. 7)는 내겐 한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었던 순간들의 연속이었다. 만약 남호주대에 갈 학우들은 늦어도 한 달 전 출국하여 학기 시작 전에 오리엔테이션에 참가하길 권한다. 3월에 학기가 시작되지만, 2월은 내게 있어 각종 행사에 빠짐없이 참가하여 호주 교육제도에 관한 정보도 얻고 학교에서 제공되는 Adelaide tour를 통해 시내관광 와중에 친구들과 우정을 돈독히 할 수 있었던, 가장 정신없던 한달이었던 까닭이다. 이맘때 workshop에서 만난 student guide를 통해 도보로 5분 이내 거리의 저렴한 집(주당 80불)을 구할 수 있었고 그곳에서 함께 거주하던 유학파 학생들과의 가족과도 같은 유대감은 타지에서의 외로움을 삭히기에 충분했다. 내가 들었던 수업은 컴퓨터를 통한 교육과 의사소통에 관한 것이 주류를 이루었는데 모든 강의가 웹 기반으로 구성되어 있었으므로 핵심정리를 인터넷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과제에 관한 세부사항 및 각 이론들의 중요도는 구두로 전해지는 경우가 종종 있으므로 출결체크의 여부와 관계없이 수업에 임하여 이해가 가지 않던 부분은 교수가 피드백을 요구할 때 질문할 수 있도록 했다. 전혀 남을 의식하지 않고 서슴없이 말하는 호주학생들의 영향에서인지 처음엔 벙어리처럼 앉아있던 나도 학기가 끝날 무렵에는 열심히 묻고 또 물어서 보다 쉽게 과제를 끝마칠 수 있었다. 주마다 나오는 500자 에세이 같은 경우엔, 주중에 쓴 원고를 A4로 여러 장 출력하여 주말에 캠퍼스 랩실이나 도서관 옆을 거닐며 호주 학생들에게 교정을 부탁했다. 그들은 자유시간이 많은 까닭으로 도움을 청하면 80~90%는 선뜻 웃으며 응해주었고 그렇게 하나 둘씩 사귄 친구들이 후에는 여행 가이드가 되어주기까지 했다. 남호주대학은 learning connection이란 곳에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유학파 학생들을 위해 learning adviser를 두고 있으므로 학기말에 나오는 3000자 보고서나 에세이 같은 경우 조금 일찍 끝마쳐서 교정을 받는다면 문법오류에 관한 염려가 굳이 필요치 않다. tutorial에서의 presentation 또는 oral debate와 같은 것은 영어로 말하는 것에 익숙지 못했던 내게 가장 힘들고 노력을 요했던 부분이었다. 처음엔 너무 떨려서 수업 한 시간 전에 흘겨 쓴 원고를 들고 읽고 또 읽어 거의 외우다시피 까지 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전에서 잊어버리고 실수한 적도 많으나 호주 학생들은 끈기 있게 들어주고 박수까지 쳐주었다. 특히, 컴퓨터 커뮤니케이션 수업에서 제작한 마지막 presentation은 online 상에서 학우들에게 평가를 받기로 되어있었기에 내겐 어떤 과제보다도 부담감이 많았으나, 십 분짜리 비디오를 위해 밤새도록 반복하여 녹음한 결과 받은 점수를 환희와 감사로 맞바꾸던 순간의 짜릿함을 다음 교환학생들이 꼭 느껴보았으면 하는 바램이다. 함께 살던 친구 둘과 여행도 갔다. 멜번과 같은 시내관광일 경우, great ocean road와 같이 차가 필요한 곳을 제외하곤 따로 guide를 둘 필요가 없었다. 지도상에서 가고 싶은 곳을 몇 군데 고른 후 지나가는 사람들이나 버스 운전기사에게 물어 찾아가는 것이 그다지 어렵거나 시간이 많이 들지도 않았다. 단체관광을 위한 패키지 프로그램은 사람을 사귀기엔 좋을지 모르나, Yarra river를 따라 걸으며 숨이 막히는 야경과 어우러지는 기타소리를 감상한다거나, Princes Park 또는 Botanic Garden에서 비둘기와 함께 먹는 샌드위치 같은 것이 기회비용이 될 수도 있다. 내가 택한 캠핑은 2박3일에 320불 정도였으나, 화장실이 집밖에 있던 추운 통나무집에서 자야 했고 지붕 없는 샤워실 탓에 밤에 비가 오면 씻을 수도 없었다. 하지만 그만큼 고단했기에, 사막체험 후 그들과 즉석에서 아무렇게나 해먹던 바비큐와 또띨라 요리, 펭귄 사냥와중에 무심코 올려다보았던 밤하늘의 은하수와 가슴을 부수던 파도소리가 더욱 선명한 오감의 육체적 또는 정신적 보상으로 나의 뇌리에 박힌 것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토플 책과 함께 교환학생을 준비하기까지의 6개월에 비하면 호주에서의 지난 한 학기는 내겐 한 밤의 꿈같은 짧고도 소중한 경험이었지만 전혀 달콤하거나 순조롭지만은 않았다. 내게 있어 지난 6개월은 영어를 배우기보다는 의사소통을 위해 언어라는 수단을 십분 발휘하기 위한 몸부림이었으며, 더 넓은 세상을 볼 수 있는 기회의 나날들이었다. 우리는 인간이기에 항상 깨어 있을 필요가 있으며, 어딘가에 익숙하고 편안할 때 한번쯤 그곳을 떠나 보는 것은 깨어있기 위한 또 하나의 필요조건이 되지 않을까.<서윤영 tonight12@hanmail.net>

▶호주 현지 학우들과 포즈를 취한 서윤영 학우(사진에서 풀빛 옷을 입은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