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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 양복쟁이, 최고 학위 받았다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08-03-28
조회수 6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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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 양복쟁이, 최고 학위 받았다
관리자 2008-03-28 6328

“나의 열악한 조건이 나의 가장 큰 힘 됐지요.”

- 부경대서 명예박사 학위 받은 당코리 테일러 이영재 대표

명예박사 학위를 받은 ’’ 당코리 테일러’’ 이영재 대표

▲명예박사 학위를 받은 ’’ 당코리 테일러’’ 이영재 대표 ⓒ사진 이성재(홍보팀)

‘40년 양복쟁이’가 명예박사 학위를 받았다. 주인공은 신사복의 명가로 전국적 명성을 쌓은 부산 토종 브랜드 ‘당코리 테일러’ 의 이영재 대표(61세).

부경대학교는 3월 28일 오전 11시 대연캠퍼스 학술정보센터에서 지난 40년간 오로지 맞춤 신사복에 열정을 쏟아 패션산업 발전에 기여해온 이영재 대표에게 명예디자인학박사 학위를 수여했다.

이날 학위수여식에는 목연수 총장, 옥치남 부경대 동창회장, 강의구 부경대발전후원회장을 비롯, 설동근 부산광역시교육감, 김동규 부산국제연극제 집행위원장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목 총장은 식사를 통해 “이영재 대표는 열악한 환경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뜨거운 도전정신으로 어려움을 극복하고 전공분야의 배움을 거듭하여 오늘날 자신의 꿈을 이루어낸, 이 시대에 몇 안 되는 진정한 장인”이라면서, “미래를 헤쳐 나갈 청년들에게 훌륭한‘롤 모델’이 되는 이 대표께 뒤늦게나마 명예박사 학위를 드리게 된 것을 매우 다행스럽고 영광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설동근 교육감은 축사에서 “이영재 대표는 양복의 박사이자 당대의 석학이라는 별칭을 갖고 있을 정도로 장인 정신이 투철한 분.”이라면서, “오늘 이 대표가 받은 명예박사 학위는 많은 젊은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규 위원장은 “묵묵히 자기 길을 지키며 한 길을 걸어온 외곬의 장인에게 국립대학에서 명예박사학위를 수여한 것은 대단히 혁신적이며 역사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때문에 이 학위는 실용예술에 인생을 걸고 열심히 공부하고 있는 많은 젊은이들에게 큰 용기를 주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영재 대표는 답사를 통해 “이 학위는 제 옷이 아닌 거 같아 매우 불편하다.”면서, “부족함이 많은 저에게 주어진 소중한 학위는 더 좋은 양복을 짓고 더 열심히 보은하는 삶을 살라는 엄한 가르침으로 받들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열심히 일을 할수록 녹슬지 않고 빛이 나는 바늘, 입이 없고 귀만 있기에 남의 말을 잘 듣는 바늘, 서로 다른 천을 이어주는 바늘, 남의 옷을 지어주면서도 자신은 항상 벗고 있는 바늘처럼 살겠다.”고 말했다.

▷ 이영재 대표는 누구?

이날 학위 수여식에서 이영재 대표는 고교시절 찾아온 폐결핵이라는 병마의 고통이 오늘의 자신을 있게 한 동인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병마라는 열악한 조건이 적극적인 삶을 살도록 나를 채찍질하고 이끌어준 가장 큰 힘이었다.”고 회상했다.

1969년 재단사로 출발한 그는 몸에 편하고 건강에도 좋은 최고의 신사복을 만들기 위해 연구와 개발을 계속해왔다. 그는 25세에 최연소 국가기능검정 재단 1급 자격을 땄다. 젊은 시절엔 인체 구조를 완벽하게 알기 위해 목욕탕 때밀이도 했다. 팔다리 길이나 허리 굵기, 가슴둘레 목 굵기만 재서 옷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뼈나 근육의 구조는 물론 피부상태까지 고려해야 좋은 옷을 만들 수 있다는 그의 신념 때문.

그는 맹장 수술을 한 다음날에도 쉬지 않고 일하다가 수술자리가 터지는 일이 있을 정도로 양복 만드는 일에 열중했다. 한창 때는 하루 300~400벌의 양복을 만들었다.

이 같은 노력으로 그는 양복 디자인은 물론 착장 코디 의전 등에서 최고 전문가로 변모했다. ‘머리에서 발끝까지’ 남성의 멋을 창출하기 위해 이발과 구두 제조기술도 배웠다. 그래서 오늘날 ‘당코리’는 국내는 물론 일본 미국 등 외국에서도 옷을 지어달라는 주문이 올 정도로 유명 브랜드가 됐다.

그래서 단골도 많다. 현 벨기에 대사이자 부산 미국문화원장을 지낸 알프레도 케네니씨는 지금까지 당코리의 옷을 고집하고 있다. 나이지리아 통상부 장관의 옷을 짓기 위해 지난해에는 이 대표가 런던까지 갔다 왔을 정도.

그는 각종 패션쇼와 활발한 강의, 저술 등을 통해 어떻게 옷을 격에 맞게 입어야하는지를 알리는 일에도 노력해왔다. 한국양복입국 100주년 기념 패션쇼 및 전시회, 각국 넥타이 전시회, 예복 패션쇼 및 전시회, 부산국제영화제 초청 패션쇼 등을 통해 옷의 미학과 의식에 맞는 착장 규정을 알려온 것. 신사복에 흰 양말 신지 않게 된 것도 그가 펼친 캠페인의 작은 성과로 알려져 있다.

지금까지 그가 지은 양복은 대략 10만 여벌. 최고의 양복을 만드는 일에 몰두하느라 그동안 그에겐 휴일도 없었고, 자녀들의 입학식이나 졸업식에도 참석하지 못했다고 한다.

아름다운 양복 짓기에 대한 그의 열정은 여전히 뜨겁다. 하루를 초단위로 쪼개어 쓴다는 그의 호주머니에는 양복 만드는 일에 관련된 아이디어를 틈틈이 적어둔 메모지들이 가득하다.

그는 “부산의 당코리를 세계 명품 브랜드로 가꾸는 것, 올바른 착장법을 정착시켜 한국 남성을 세계적 젠틀맨으로 가꾸어 가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

그는 부산양복협회, 부산디자인협회 회장 및 국제기능올림픽(양복부문) 출제위원, 2002년 아시아올림픽 유니폼 담당위원을 역임했다. 저서로는 「옷은 사람이다」「신사복 미학」등이 있다.<부경투데이>

명예박사 학위를 받고 포즈를 취하고 있는 이영재 대표(왼쪽), 오른쪽은 목연수 총장

▲명예박사 학위를 받고 포즈를 취하고 있는 이영재 대표(왼쪽), 오른쪽은 목연수 총장.

학위 수여식장 현장

▲ 학위 수여식장 현장. 

명예박사학위 수여 후 기념촬영

▲명예박사학위 수여 후 기념촬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