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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경대 동문, 창비시인상 받았다
작성자 홍보협력과 작성일 2010-12-03
조회수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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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경대 동문, 창비시인상 받았다
홍보협력과 2010-12-03 1035
Pukyong Today 토목공학과 김재근 동문...제10회 창비신인삭 수상 시 '여섯 웜홀을 위한 시간'외 4편
   부경대 토목공학과 김재근 동문.<.
△ 부경대 토목공학과 김재근 동문.

부경대 김재근 동문(43세․토목공학과 87학번)이 「창작과 비평」 주관 제10회 창비신인시인상을 수상했다.

수상작은 시 ‘여섯 웜홀을 위한 시간’ 외 4편.

심사위원(나희덕 박후기 이장욱)들은 심사평에서 “자아의 힘을 바탕으로 유려하면서도 압도적인 언어를 생산하는 지점이야말로 이 응모자의 매력이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심사위원들은 “구체적 사물과 타자로부터 발원한 정념의 언어로 상상력의 진폭을 거침없이 확장하고 있었다.”면서, “무한을 바라보는 시선을 삶의 불우와 비루함에 겹쳐놓으며 자신의 문장에 닿고자 하는 열정과 고투가 느껴졌다. 문장과 문장 사이의 호흡을 규율하는 리듬감각과 함께 때로는 제어가 필요하다 싶을 만큼 거칠게 느껴지는 감성이 공존하면서 시적 발화점을 마련하는 점도 호감을 샀다.”고 평가했다.

김 동문은 당선소감을 통해 “동굴 속 유배자와 같았다. 토목과를 나온 덕분에 팍팍한 건설현장은 시와는 극과 극이었다. 주위에 책보다 술을 좋아하는 사람이 더 많았다. 캄캄한 막장에서 살기 위해 뭐라도 주워 먹듯 그렇게 글을 썼다.”고 밝혔다.

1967년 부산에서 태어난 김 동문은 현재 한진개발공사 감리단에서 감리사로 근무 중이다. 그는 1989년 군 제대 후 김수영 시인에게 매료돼 뒤늦게 시에 빠져들었다고 한다. 그 후 2005년부터 본격 시 쓰기에 돌입해 2007년 한라일보 신춘문예에 시 ‘구포역’으로 당선, 문단에 데뷔했다.

시상식은 11월24일 한국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열렸다. 당선작은 창작과 비평 겨울호(통권 150)에 게재됐다.


<김재근 동문 당선시>

여섯 웜홀을 위한 시간 

                           시간이 벌레처럼 기어다닐 때 당신의 시계는 멈추고 


문을 닫아도 다시 바깥, 찬바람 속 나는 손톱에 달을 키우는 목동. 방목한 별들의 울음을 듣다 잠이 들면 내 몸은 얼었다 녹았다 부서지는 중.

숲을 건너온 바람이 눈동자에 번진다. 주머니에서 죽은 새가 운다. 물구나무를 서면 시간이 얼 수도 있다는 생각. 허기가 진다.

허기가 지면 휘파람 소리는 어둡다.

아름다운 목수가 잘라 만든 천체; 비가 새는 걸 본다. 관음(觀音)하기. 반복되는 발작으로 말더듬이는 태어나고 개들은 비가와도 흘레를 붙어 즐거워한다.

그건 지구 저편 저녁의 일, 중력 때문이라고 그림자가 속삭인다. 그림자의 손을 잡고 내일은 비 오고 내 그림자는 없다.

발바닥이 두근댄다. 키가 자라지 않는 꽃은 어느 화병에서 죽어갈까. 바람이 몸 속에 머물다 떠나는 가벼운 여행 같은 느낌.

인디언들은 새해가 되면 사랑하는 사람의 손톱을 땅에 묻어준다. 내가 묻은 인형들은 모두모두 안녕한지, 부러진 왼팔을 흔들며 잘 가. 안녕.

가시에 찔린 붉은 혀를 쓰다듬고 깨어나기 싫다. 무럭무럭 자라나는 이상한 꿈들. 명황성이나 목성 근처, 밤을 통과해 날아온 벌레들의 울음소리가 들려온다.

그대가 보여준 지도에는 요일이 없다. 목요일과 화요일이 겹칠 때 그대의 자궁과 자궁을 연결하면 환한 별자리가 될까? 지금도 구름은 무섭고 밤의 냄새는 깜깜.

<부경투데이>
시상식에서 고은 시인과 기념촬영하는 김재근 동문.
△ 시상식에서 고은 시인과 기념촬영하는 김재근 동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