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대학교육협의회는 정책 기관지인「대학교육」 최신호(1~2월호)를 통해 부경대학교의 국제화 성공사례를 집중 조명했다.
이 책은 ‘대학의 글로벌’을 특집으로 게재하면서 부경대학교 정연호 국제교류원장(정보통신공학과 교수)의 ‘한국대학의 국제화 현황과 과제’를 7페이지에 걸쳐 자세히 소개했다.
정 원장은 이 글에서 국제교류원장으로 재직하고 있는 체험을 바탕으로 한국 대학이 안고 있는 국제화 과제를 부경대의 프로그램에 비추어 분석했다.
한편 부경대는 지난 2006년 외국인 유학생 수가 159명이던 것이 2007년 221명, 2008년 267명, 2009년 613명, 2010년 893명으로 급증했다. 부산지역에서 외국인유학생 수가 가장 많은 대학이 됐다. 유학생 국적도 51개국으로 최다 국적이다.
다음은 「대학교육」v.169(1~2월호) 22~28쪽에 실린 보도 내용으로, 요약문을 싣는다. <부경투데이>
’한국대학의 국제화 현황과 과제’

△정연호 국제교류원장. ⓒ이성재 사진(홍보팀) |
글로벌 경쟁력을 언급하다보면 자주 등장하는 나라가 있다. 인구 5백만 명 남짓의 북유럽의 삼림과 호수의 나라 핀란드다. 국가성취도 세계 1위이며 2010년 뉴스위크의 보건, 경제 역동성, 교육, 정치 환경 및 삶의 질 측면에서 세계 최고의 국가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우리의 관심을 끄는 것은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고등교육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는 나라라는 것이다. 핀란드 글로벌 경제의 핵심에 있는 한 대학을 작년 방문한 적이 있다. 대학과 대학내 기업 연구소 그리고 인근 굴지의 글로벌 IT 기업 Nokia와 삼각형 형태의 산학연 클러스터를 형성하여 그 누구도 넘보기 힘드는 탄탄한 글로벌 경쟁력을 키우고 있는 현장을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이를 통하여 세계적인 Nokia R&D 센터의 기술 인력 대부분을 공급하고 있다는 얘기를 듣고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한마디로 국가 경제구조의 글로벌화, 대학 교육의 국제화 및 글로벌 정책이었다. 이를 통해 국가 경제 전반에 걸쳐 기존의 경제구조를 글로벌 체질에 맞게 완전히 탈바꿈시킨 것이다. 아일랜드는 이제 유럽 변방의 농업 중심의 작은 섬나라가 아니라 유럽 선진국가도 부러워할 만한 글로벌 기업의 Hub 혹은 Magnet 국가가 되었다.
현재 한국 대학은 글로벌 인프라 구축 및 국제화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일부 대학에서는 가시적인 성과도 올리고 있다. 그러나 국제화를 추진하면서 부작용과 문제점도 노출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며, 이러한 원인에 대한 조사와 분석이 필요하고 좀 더 효과적이고 실질적인 국제화 접근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국내 대학의 국제화 현황은 어떤가? 실질적이고 경험적인 측면에서 한국 대학의 국제화의 현황은 크게 네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 win-win 전략 필요
첫째로 국제화에 대한 양적 집착으로 인하여 실질적이고 일방교류가 아닌 양방향 교류로 상호 win-win 하는 국제화 원칙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국내 대학들이 해외 파트너 대학 발굴 과정에 있어서 전략 부재 혹은 문화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인해 교류협정(MOU) 을 맺는데 급급한 경우가 많으며 교류를 맺었다하더라도 보통 교류가 아예 일어나지도 않고 사장되는 경우도 많다.
최근 동남아시아 대학을 방문했을 때 교류협력 회의 중 다그치는 듯한 질문을 받아서 실망한 적이 있었다. 기존에 이미 한국의 많은 대학과 파트너쉽 관계를 수립하여 왔으나 MOU 체결 이후 수년간 단 한건의 교류도 없었다고 설명해 주었다. 교류협정 대학의 숫자에 연연해하는 국제화는 전반적으로 한국 대학에 대한 이미지를 부정적으로 만들 뿐만 아니라 이러한 노력을 기울이는 한국 대학을 비아냥거리며 바라볼 수도 있다는 것이다. ‘교류협정을 맺은 대학의 수가 국제화의 척도’ 라는 인식은 버려야 한다.
● 글로벌 언어 준비해야
두 번째 국제화 현황으로는 과연 실질적인 국제화를 이룰 수 있도록 글로벌 언어가 준비되어 있는가 하는 것이다. 이러한 국제화의 핵심은 의사소통의 수단이 되는 언어에 있으며 글로벌 시대의 언어는 영어이다. 여기서 최근의 사례를 먼저 살펴보자. 정부의 한국어 세계화 노력에 힘입어 중국을 비롯한 중앙아시아 및 일부 동남아시아 지역에선 한국어에 대한 관심이 지대하고 한국어능력시험(TOPIK) 응시자수도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대학의 국제화를 위해 한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국가의 학생들만으로는 진정한 국제화를 이룰 수 없다. 글로벌 언어는 영어이고 더 나아가 이제는 제2의 외국어가 필요한 실정이다.
세계에서 한국을 바라보는 시각은 불행하게도 글로벌 교육시장의 중심국가가 아니며 최근 높은 경제성장과 IT 산업 발전으로 관심은 많지만 실제 선뜻 접근하지 못하는 나라가 바로 한국이다. 일부 해외 파트너 대학의 관계자는 교환학생 혹은 단기프로그램으로 자국의 학생을 파견했지만 영어강의, 기숙사 시설, 학생서비스의 불편으로 적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심지어 파견이 서로 중단되는 사태도 생기고 있다. 이렇게 교류가 중간에 단절되면 소위 말하는 네거티브 구전마케팅 (negative word-of-mouth marketing)에 의해 회복이 어려운 상태에 도달하게 된다.
● 국제화 대비한 특성화 전략 세워야
세 번째로 국제화에 대한 전략 부재를 들 수 있다. 남들이 하니까 따라 한다는 식은 곤란하며 친한 인사가 많은 국가 혹은 접근이 상대적으로 용이한 국가에 국내 여타 대학과 경쟁적으로 교류관계를 맺는 것은 재고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어려운 상황에서 지난해 아프리카 대학과의 전략적 국제교류 파트너 개발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었다. 세계 유수의 수산해양분야 연구중심 대학이며 최고의 연구 교육시설 및 인적 인프라가 구축되어 있는 장점을 바탕으로 대아프리카 국제화 전략을 ‘아프리카 수산새마을운동’ 으로 기획하여 접근을 하였다.
이 전략에 가장 부합하는 나라를 탄자니아로 정하고 교류파트너 개발을 위한 접근을 하였다. 탄자니아는 해안선 길이가 무려 3,400 Km 정도가 되고 농업과 수산업 비중이 높은 국가로서 지하 광물자원의 부국이며 영어를 공용어로 사용하고 있는 국가이다. 이러한 사실에 착안하여 서로 윈윈하는 국제교류 프로그램과 상호 교류방안을 구체적으로 협의를 한 후 합의에 도달하였으며 실제 방문을 통한 확인 과정을 거쳐 성공적으로 교류관계를 맺었다. 그 이후 지금 탄자니아 학생이 수학하고 있으며 탄자니아 대학의 수산연구소에 근무하는 연구원도 대학원 진학을 위해 현재 입국을 준비 중에 있다. 또한 KOICA 협력사업을 통해 수산분야 기술자 연수교육을 지원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KOICA 지원의 국제수산학 석사과정을 통해 수산 전문인력 양성에도 기여하고 있다.
● 국제화 전략의 왜곡 현상
네 번째는 국제화 전략의 왜곡 현상이다. 몇 년 전부터 일부 대학은 날로 심화되는 학령인구의 감소로 대학입학 자원이 감소하자 외국의 학생들을 한국으로 유치하여 재정난을 극복하고 동시에 충원률을 높이고 있다. 이로 인해 학생수가 오히려 늘어나는 기이현상을 보이고 있다. 이는 주로 지방대학을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학생 유치가 기존의 선별적 방식으로 이루어지기보다는 집단적으로 유치되는 경우가 많다.
● 실천 가능한 국제화 전략을 세워야
이러한 한국 대학의 국제화 현황과 문제점을 통해 실제로 국제화를 위한 과제와 그 방법론에 대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 다시 말해 ‘한국 대학의 국제화 과제는 무엇인가’, ‘어떻게 국제화를 효과적으로 할 수 있는가?’ 에 대해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필자의 대학에서는 연간 약 700여명의 학생들을 해외에 파견하는데 파견 전과 파견 후에 학생들에게 소감 및 건의(feedback session)를 필수적으로 챙긴다. 뿐만 아니라 학생의 파견 기간 중에 직접 현지에 가서 좌담회 및 현지 기관의 최고 책임자, 담당자로부터 의견 및 애로사항을 청취한다. 여기서 중요한 사실은 이러한 현장에서의 생생한 목소리는 새로운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중요한 밑거름이 되고 있으며 기존 프로그램의 보완 및 제도 개선의 견인차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Think outside the box" 의 전형적인 실천 프로그램이 되는 순간이다.
● 3I 전략
한국 대학의 국제화 과제는 무엇인지 살펴보기로 한다. 국제화 전략 및 과제를 세 가지의 구체적이고 실천가능한 주제로 요약할 수 있다. 즉 Internationalization at Home(IaH), Internationalization Abroad(IA), Infrastructure for English Exposure(IEE) 로서 3I 로 정리할 수 있다. 3I 의 구체적 개념은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 IAH
IaH는 ‘안방의 국제화’ 로서 단순한 해외 파견을 통한 대학생들의 국제화는 그 한계가 있다. 외국의 대학생들을 국내로 초빙해서 서로 문화를 이해하고 교류하면서 자연스럽게 언어능력도 향상시키는 방법이다. 실제로 참여 학생들의 설문조사 결과, “6개월간 혹은 1년간 교환학생으로 외국에서 수학하는 것보다 훨씬 더 효과적이다” 라고 한다. 그 이유는 외국학생들이 국내에 체류하면서 자연스럽게 한국 학생보다 더 많은 호기심을 가지고 상호 교류 (interaction)의 기회를 가지게 된다. 이를 최대한 활용하여 효과를 극대화 하는 것이다. 그러나 외국에서는 한국 학생들이 호기심이 많아 상호 교류를 시도하지만 실제 잘 이루어지지 않고 있으며 기본 어학능력이 없으면 접근조차 힘든 경우가 많다.
● IA
IA는 ‘해외파견의 국제화’ 로서 IaH로 이룰 수 없는 국제화를 보완하는 개념으로 실제 외국에 학생들을 파견함으로써 글로벌 경험을 갖게 하는 방법이다. 국제 사회에 글로벌 리더로서 활약을 하기 위해서는 외국의 문화, 관습 및 생활에 대해서도 이해의 폭이 넓어야 한다. 이는 결국 직접 체류함으로써 가능하게 된다. 최근 미국의 저명한 영문학자 Andrew Ha 교수를 초청한 특강에서 국제 현장 감각 및 실질적인 경험의 중요성을 예로 들어 설명한 바 있다. “He may take you to the cleaners" 라는 표현이 직접 경험하지 않으면 무엇 의미인지 이해하기가 어렵다. “그는 너를 세탁소에 데려갈 것이다” 라는 의미가 아닌 “그는 너를 속일지도 모른다”라는 전혀 다른 뜻이 된다. 이런 예는 무수히 많을 것이고 실제로 체류 경험을 통해 피부로 느끼면서 문화와 의사소통의 기회를 가져야 한다.
● IEE
IEE는 ‘영어노출 인프라’ 구축을 통해 지속적으로 국제화 환경을 조성하는 개념이다. 아무리 IaH와 IA가 잘 갖추어져 있다 하더라도 환경에 의해 그 효과가 감소 혹은 증가될 수도 있다. 국내 대학의 여건은 80년대 혹은 90년대보다 훨씬 환경이 나아져 English Cafe, Global Lounge 혹은 Multilingual Room 등을 통해 보다 친사용자 국제화 환경을 조성해 나가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제한된 일부 공간뿐만 아니라 다양한 이벤트, 동아리클럽 혹은 국제행사를 통해 더욱 더 보고 듣고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더 많아야 할 것이다. 손쉽고도 자연스럽게 글로벌 환경에 몰입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매우 중요하다. 이는 영어가 공용어가 아닌 핀란드에서 IEE에 대한 남다른 관심으로 영어를 공용어로 사용하는 국가보다 오히려 더 글로벌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는 사실을 보면 그 중요성은 쉽게 이해할 수 있다. 필자는 궁극적으로 대학 캠퍼스만이라도 영어를 공용어로 지정해야 한다고 믿고 있다. 이는 한국어를 경시하자는 얘기는 아니며 오히려 한국어를 더 잘 보존하는 계기가 된다고 믿고 있으며 국제화 인프라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이정표를 달성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한국 대학의 국제화 현황을 면밀히 조사하고 파악하여 효과적인 국제교류 관계를 구축하고 이를 위한 실천 방안으로 3I 개념을 구체적이고 체계적으로 추진한다면 한국 대학의 한 단계 업그레이드뿐만 아니라 ‘외국인이 넘쳐나는 캠퍼스’ 를 통해 상호 교류가 활발히 이루어져 세계 국제교육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할 수 있을 것이다. 이리하여 궁극적으로 해외 실무경험과 실천적 국제화 프로그램을 통해 대학생들 개개인의 역량을 극대화 할 수 있을 것이며 더 나아가서는 ‘스펀지’ 같은 습득능력과 열정적이고 창의적 사고력을 지닌 우수한 글로벌 인재로 거듭 나면서 한국 대학의 진정한 국제화가 이루어 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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