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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부경대학교로 모이는 대학 발전기금은 특별하다. 발전기금을 내는 사람이나 그 속에 숨은 범상치 않은 사연이 주위를 놀라게 한다.
그 사연에, 그 사람에 전염되어 또 다른 기부가 이어진다. 부경대학교 안에 ‘따뜻한 기부 바이러스’를 퍼뜨리고 있는 기부자들이 속속 나타나고 있다. 그 ‘이색 사연’을 가진 멋진 주인공들을 만나보자.(기업이나 명사들의 기부사연은 다음호에 소개한다.)
#. 먼저 박한나 학생(법학과 4학년)의 경우를 보자.
그는 학교로부터 받은 장학금 132만원을 자기보다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우에게 장학금으로 전해달라며 대학본부에 선뜻 기부했다.
학생이 받은 장학금을 다른 학생에게 기부한 사례는 매우 드문 일이다. 그는 왜 기부했을까? 그는 “132만원은 처음 제 힘으로 번 큰 돈.”이라면서, “이 소중한 돈을 의미 있게 쓰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의 기부사실이 알려지자, 부경대학교 학생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홈페이지와 페이스북에서 학생들은 “훈훈하다”, “짱이다”, “이런 학우가 있다니” 하면서 박한나 학생의 ‘허를 찌르는’ 기부에 놀라움과 고마움을 나타냈다.
#. 부경투데이 취재진은 이동우 씨의 사연을 영원히 잊지 못할 것 같다.
부산 기장군에 살았던 그(당시 50세)는 현금 5천만원을 장학금으로 써달라고 부경대에 전달했다. 그 돈은 불의의 사고로 아들을 잃은 받은 사고 위로금이었다...
부경대 냉동공조공학과 2학년에 재학 중이던 이 씨의 아들(이화영)은 군복무차 온산공단의 한 방위산업체에 근무하다가 이 기업의 생산 현장에서 안전사고를 당해 안타깝게 운명을 달리했다. 제대 2개월을 앞둔 때였다. 이 기업은 유족들에게 5천만 원의 위로금을 전달했다.
이 씨는 “꽃도 피워보지 못하고 먼저 간 아들의 흔적이라도 남기고 아들에게 미처 못 다한 사랑을 아들의 후배들에게 전해주고 싶어 부경대에 기부하기로 했다.”고 기부동기를 밝혔다.
고 이화영 학생은 2007년 부경대에 입학해 성적 우수 장학금을 받았고 자동차를 만드는 동아리인 DOS 멤버로 활동하면서 각종 대회에서 수상하는 등 모범생이었다.
이 씨는 “대학 생활 1년 동안 아들이 받아간 용돈은 50만원도 채 안 된다.”면서, “아르바이트로 자신의 용돈을 충당하고 부모에게 선물도 했던 효자였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부경대는 이 기부금을 고인의 이름을 따 ‘이화영장학금’으로 명명하고, 고인의 후배들인 냉동공조공학과 학생 가운데 우수한 학생을 선정, 매년 장학금을 전달하고 있다.
그러나 이동우 씨는 아들을 잃은 슬픔을 견디지 못하고 그 다음해 운명을 달리해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 허성회 교수(해양공학과)의 사연을 보자.
어떻게 10년 동안 1억 원의 장학금을 기부했을까? 그것도 월급에서 쪼개서. 또는 상금이나 상여금을 털어서.
그의 기부 이유는 명료하다. “당시 IMF로 실직하고 어려움을 겪고 있는 주변 사람들을 많이 보았어요. 그런데 저는 교수여서 다행히 그런 걱정 없이 살 수 있잖아요. 나의 직장인 학교가 정말 고맙구나 하는 감사한 마음이 들었어요. 그런데 학생이 있어야 대학도 있는 거니까, 내가 가르치는 학생들을 도와주는 것이 보답하는 것이다 하는 생각에서 장학금 모으기를 시작했지요.”
장학금 수혜 대상도 특이하다.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준다는 것이 원칙이다. 아르바이트 하느라 성적은 좀 못나왔지만, 좀 도와주면 힘을 얻어 열심히 공부할 수 있는 그런 학생들에게.
그의 목표는 2억 원이다. 그는 “현재 장학금으로 1억2천만 원이 쌓여있다.”면서, “3~4년 안에 2억 원을 달성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허 교수의 사연에 학생들은 뜨거운 존경의 댓글을 달았다. 어떤 교수는 자신도 노력해보겠다는 댓글을 달며 성원했다.
#. 김태용 교수(경영학부)는 장학금 1,500만원을 기부하기로 했다.
2015년 퇴임 시까지 매년 500만원씩 모두 1,500만원의 장학금을 기부하기로 하고 1차분 500만원을 냈다. 김 교수는 경영학부 국가자격시험(공인회계사, 세무사) 준비반인 석음제를 창립시킨 장본인.
그는 “1차 또는 2차 시험에 낙방한 제자들이 용기를 가지고 다시 도전해 합격할 수 있도록 응원하고 싶었다.”고 독특한 기부배경을 밝혔다.
#. 군인도 월급을 쪼개 장학금을 냈다.
진해 해군사관학교에서 교관으로 근무 중인 박성호 중위다(2010년 경제학부 졸업). 그는 2021년까지 총 2천만원의 장학금을 내기로 하고 100만원을 먼저 냈다. 이 돈은 그가 매달 월급의 10%를 떼어 마련한 것.
그는 “장교의 꿈을 이룬 모교 발전과 장교를 꿈꾸는 후배들의 꿈을 이루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 김창규 교수(금속공학과)도 독특한 기부 사연을 가진 케이스.
25년간 200회 정도 제자들의 결혼 주례를 서주고 받은 돈을 모은 2,000만원을 기부했다. 지난 1974년 신설된 금속공학과 창설 멤버인 그는 “직접 만든 학과가 올해 38주년을 맞았는데 후학들에게 작은 보탬이라도 주고 싶어 기부하게 됐다.”고 말했다.
#. 알토란같은 상금을 그대로 부경대학교 발전기금으로 낸 경우도 많았다.

김세권 교수(화학과), 목연수 전 총장(안전공학부)은 각각 동명대상 상금 1천만원씩을 발전기금으로 쾌척했다.
정중현 교수(물리학과)도 제9회 부산과학기술상 수상 상금 1천만 원을 냈다. 류청로 교수( 해양공학과)도 제45회 눌원문화상 상금 1천만 원을, 김남석 교수(국어국문학과)도 대학본부에서 받은 인센티브 1천만 원을 다시 대학본부에 발전기금으로 기부해 화제가 됐다. 조영제 교수(식품생명공학부)는 MBC 문화대상 상금 1천만 원을 발전기금으로 내놓았다.
#. 경연대회 상금을 기부한 기특한 학생들도 있었다.
제4회 전국 대학생 모의해양안전심판 경연대회 최우수상을 수상한 해양생산시스템관리학부 학생들도 상금 100만원을 발전기금으로 기탁했다. 이 기특한 젊은이들은 해양생산시스템관리학부 김두형, 강영준, 고아라, 김남훈, 김수진, 김용수, 송동희, 윤종혜, 이재민, 이정은, 정인영, 주선영, 홍문태 학생 등 13명(백경팀․ 지도교수 강일권)이었다.

※PS - 취재과정에서 혹시 누락된 분이 있을 수 있습니다. 대외협력과(629-5094~8)로 연락해주시면 즉시 반영하겠습니다.[발전기금 문의는 629-5091~3 (재)부경대학교 발전기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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