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임교수 18명이 부경대학교에 부임했다. 신임교수들의 면면을 e-mail 인터뷰를 통해 소개한다.<편집자주>
□ 졸업 대학과 전공 그리고 경력은?
한양대학교에서 환경법으로 법학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학위취득 후 지금까지 한국법제연구원에 재직하면서 현행 법제의 개선을 위한 연구를 수행해 왔습니다. 한양대, 서강대, 경희대, 경찰대 등에서 겸임교수 또는 강사로서 행정법, 환경법 등의 과목을 강의해 왔습니다. 그리고 중앙환경정책위원회 등 정부 차원의 위원회 활동도 함께 해오고 있습니다.
□ 담당하게 될 강의제목과 그 내용은?
이번 학기에는 행정법(2), 행정법연습, 조세법, 토지공법 등을 맡게 되었습니다. 이들 강좌에서는 행정법의 기본적 법리가 개별 행정법 분야에서 어떻게 구현되고 있는지를 살펴봄으로써, 학생들이 행정법에 대한 체계적 이해도를 높이고 현대 사회에서 행정법관계가 갖는 구조적 특질과 성격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자 합니다.
□ 지금까지의 연구 성과 중 가장 주목받았던 내용은?
2000년대에 들어 부산에 있던 석면방직업체 제일화학 부근에 거주하다 석면 흡입으로 인한 악성중피종으로 사망한 사례, 충남 등 일부 광산지역에서 석면노출을 원인으로 악성중피종, 석면폐, 폐암 등 건강피해가 발생한 사례가 확인되면서 사회적으로 크게 떠들썩했습니다.
이 시점 전후로 3차례에 걸쳐 석면피해 관련 현행법제의 문제점, 외국의 석면피해구제법제, 우리나라 관련법제의 개선방향, 그리고 「석면피해구제법」 및 하위법령 제정에 관한 연구를 수행했습니다. 이 연구보고서에서 제안한 법안이 거의 그대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환경부 장관으로부터 석면피해자에 대한 행정적 구제를 내용으로 하는 「석면피해구제법」 제정에 기여한 공을 인정받아 환경부 장관 표창을 받기도 하였습니다.
□ 앞으로 연구 목표는?
저는 지금까지 주로 환경행정법 분야를 연구해 왔습니다만, 우리 학교에서 행정법을 담당하게 된 것을 기회로 환경행정법 분야뿐만 아니라 행정법이론 분야 및 관련판례 분석 분야로까지 확장하여 연구를 수행할 계획입니다. 이를 통한 연구성과를 학생들에게 피드백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고자 합니다. 그리고 해양 분야에 강점을 갖고 있는 우리 학교의 특성을 살려 해양환경법 분야에 대한 연구도 하고 싶은 욕심도 있습니다.
□ 전공 분야의 발전 방향과 미래에 대해 전망해 본다면?
이제 우리나라에서 행정법학은 이론적으로 상당 부분 확립되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행정법 분야는 현행 실정법의 거의 전부를 이룬다고 보아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광범위합니다. 이 때문에 이제는 개별행정법 분야별로 전문화가 이루어져야 하며 고도의 전문성을 갖춘 학자들이 많이 나와야 한다고 봅니다.
각각의 분야별로 입법이 홍수처럼 넘쳐나는 현대사회에서 해당 분야에 대한 전문성과 법적 지식을 두루 갖춘 전문가가 양성된다면, 분명히 각각의 분야에서 보다 나은 입법이 만들어질 수 있을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현대법학이 나아가야 할 길이라고 봅니다.
□ 가장 감명 깊게 읽은 책 소개
영화로도 제작되어 국내에 개봉된 적이 있는 <Civil Action>이라는 책을 감명 깊게 읽었습니다. 이는 실화에 바탕을 둔 것으로, 미국 매사추세츠에 위치한 우번이라는 작은 마을에서 어린이를 포함한 주민 다수가 산업폐기물로 인한 식수오염으로 백혈병에 걸려 사망한 사건을 둘러싼 법정 다툼에 관한 내용이었습니다. 저는 이 책에서 오염물질과 피해 발생 간의 인과관계를 입증하는 데 엄청난 어려움을 겪는 모습을 목격하였고, 이것이 제가 환경법을 연구하게 된 중요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 가장 인상 깊었던 여행지와 그 이유는?
몇 년 전 스위스 루체른에 있는 리기산에 오를 기회가 있었습니다. 리기산을 오르기 위해서는 선착장에서 유람선을 타고 또 산악열차를 타야 했고, 내려올 땐 또 곤돌라를 타야 했습니다. 리기산 정상에는 드넓은 풀밭과 예쁜 꽃들, 풀밭에서 한가로이 풀을 뜯고 있는 소들, 한 폭의 풍경화처럼 펼쳐져 있었습니다. 저도 풍경화 속으로 들어가 마음껏 거닐어 보았고, 자연과 함께 숨 쉬어 보았습니다.
아름다운 자연, 그리고 자연의 아름다움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인간이 자연 속으로 들어가 자연의 아름다움을 누릴 수 있기 위한 개발. 환경과 개발이 서로 어우러져 조화된 모습이 너무나 인상 깊었습니다.
□ 인생의 좌우명은?
Better safe than sorry. 제 인생의 좌우명이기도 하고, 환경법의 근저에 있는 사고이기도 합니다.
□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학생들에게 조언해주고 싶은 말?
뜻한 목표가 있다면, 주위 시선을 두려워 마십시오. 설득하고 극복하십시오.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하십시오. 반드시 이루어집니다.<부경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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