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임교수 11명이 부경대학교에 부임했다. 신임교수들의 면면을 e-mail 인터뷰를 통해 소개한다.<편집자주>
□ 졸업 대학과 전공 그리고 경력은?
전남대학교 수학과에서 학부를 마치고 카이스트 수리과학과에서 석․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이후 카이스트 수리과학과에서 1년, 고등과학원 수학부에서 3년간 연구원으로 근무했습니다. 지난해 11월부터 카이스트 수리과학과에서 연구조교수로 근무했습니다.
□ 담당하게 될 강의제목과 그 내용은?
세부 전공은 대수기하학으로, 기하적인 대상을 방정식들의 공통근들을 통해서 이해하는 학문입니다. 기초 수학뿐 아니라 정수론, 현대대수학, 기하학개론 등 대수학과 기하학에 관련된 여러 과목들을 강의할 것입니다.
수학과에 입학한 학생들 중에도 왜 수학을 공부해야하고 수학이 어떠한 방법으로 이용되는지 모르거나 생각해보지도 않고 졸업하는 학생들이 많이 있습니다. 이 강의 과목들을 통해 대수학과 기하학에 관해 순수 학문으로서 지식을 전달할 뿐만 아니라 각 학문의 역사와 가치를 이해하고 학생들이 수학의 아름다움과 진리탐구의 기쁨을 경험해 볼 수 있도록 도와주겠습니다. 또 대수학과 기하학이 상호 작용을 통해 최근 100여 년간 얼마나 큰 발전이 이뤄졌는지 소개하겠습니다.
□ 지금까지의 연구 성과 중 가장 주목받았던 내용은?
수학의 가장 근본적인 목표 중의 하나는 주어진 대상들을 적당한 불변량(invariant)을 통해서 분류하는 것입니다. 주요 연구대상은 사영공간의 매립돼 있는 대수다양체들로서, 주어진 대수다양체들을 사영공간의 자기동형사상(Projective Equivalence)으로 분류하는 문제는 고전적 대수기하학의 가장 중요하고 어려운 문제 중의 하나입니다. 저는 Non-normal del Pezzo 대수다양체들을 대상으로 다양체의 차수가 3인 경우, 차수가 4인 경우 그리고 차수가 5이상인 경우로 나누어서 3편의 논문을 통해서 Non-normal del Pezzo 대수다양체들을 사영공간의 자기동형사상으로 완벽하게 분류하였습니다.
□ 앞으로 연구 목표는?
사영공간에 매립되어있는 대수다양체에 대해서 ‘Castelnuovo-Mumford 정칙성(regularity)’를 정의할 수 있습니다. 대수다양체의 정칙성을 결정하는 문제는 80년대 초반에 ‘Eisenbud-Goto conjecture’로 알려져서 현대 대수기하학의 가장 어렵고 중요한 문제 중의 하나로 남아있습니다. 실제로 1차원 대수곡선에 대해서만 이 conjecture가 완벽히 해결되었고 고차원 대수다양체에 대해서는 여전히 부분적인 결과만 발표되고 있습니다. 저는 스위스 취리히 대학의 Markus Brodmann 교수님, 독일 Martin-Ruther 대학의 Peter Schenzel 교수님 그리고 고려대학교 박의성 교수님과 함께 ‘Eisenbud-Goto conjecture’에서 제시된 최대 정칙성을 만족하는 대수다양체들을 분류하고 그들의 대수적, 기하적 성질을 연구하는 문제를 수행 중입니다.
□ 전공 분야의 발전 방향과 미래에 대해 전망해 본다면?
대수기하학은 세부적으로 여러 분야로 나뉩니다. 대수기하학의 고전적인 문제를 공부할 때, 컴퓨터 계산 프로그램인 ‘Singular’를 통해서 많은 예들을 만들고 그 예들을 통해서 규칙을 찾아내서 이론화시키는 방법을 자주 사용합니다. 80년대에 독일에서 Grobner Basis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Singular’는 현대 컴퓨터 성능의 빠른 발달과 함께 대수기하학에서 정의된 여러 불변량들을 계산해 주고 있습니다. 이러한 방향으로 최근의 20년간의 연구동향은 추상적이고 이론적인 연구에서 벗어나 실제적인 계산을 어떻게 수행할 수 있는지에 대한 관심과 그것을 이용하여 암호론, Coding Theory, Robotics, Graphic, 신호처리 이론, Bioinformatics와 같은 응용분야에서도 이용되고 있습니다.
□ 가장 감명 깊게 읽은 책 소개
<선교사가 되려면>이란 책입니다. 세계의 각 나라와 오지에 들어가서 본인뿐만 아니라 가족의 목숨을 희생하면서 복음을 전달하는 여러 선교사들의 삶을 이야기합니다. 종교적인 사상을 떠나서 이 책을 통해 학생들에게 지식을 전달하는 선생님으로서의 본분에 대해서 깊게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또 학생들에게 교수의 권위를 앞세우기 보다는 겸손한 마음으로 학생들을 위해 봉사하고 희생하는 것이 진정한 선생님의 모습이라고 생각했습니다.
□ 가장 인상 깊었던 여행지와 그 이유는?
박사 졸업 후 아내와 함께 스위스 취리히에서 한 달 정도 생활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취리히에서 1시간 정도 거리에 있는 루체른이라는 작지만 아름다운 도시가 있습니다. 도시를 구경하고 있으면 1시간도 안되어 여러 한국인을 만나볼 수 있을 정도로 관광도시로 유명한 곳입니다. 당시에는 결혼하고 1년도 안 된 상황과 경제적으로 어려웠던 때라서 아내와 함께 도시 안에 위치한 호수 앞에 앉아서 아름다운 석양과 함께 치킨을 먹으며 저녁을 해결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 자리에서 앞으로 우리 가족의 삶과 서로의 인생에 대해서 오랫동안 이야기를 나누며 했던 여러 약속들이 생각이 납니다. 하나하나 그 약속들을 지켜가고 있지만 아내에게는 살면서 아쉬웠던 기억들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기회가 된다면 아내와 아이들 둘과 함께 그 호수에 다시 한 번 방문해 그 동안의 추억들을 나누고 또한 아이들에게 가족의 가치와 소중함에 대해서 이야기하며 새로운 추억을 만들고 싶습니다.
□ 인생의 좌우명은?
‘적을 만들지 말자’입니다. 사람이 살면서 여러 사람을 만나게 되는데 본의 아니게 다른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고 피해를 주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앞으로 살면서 남을 적극적으로 도와주도록 노력하며 최소한 나를 미워하는 사람을 만들지 않고 살고자 합니다.
□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학생들에게 조언해주고 싶은 말?
사람의 건강을 여러 가지로 구분할 수 있고 또한 각 건강에 작용하는 여러 요인이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건강의 기본은 정신적인 건강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음이 건강해야 몸도 건강해지고 세상을 바로 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치열한 경쟁사회에 살아야하는 운명에 대해 불평하고 불안해하기 보다는 본인이 꿈과 이상을 확실히 세우고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다보면 언젠가는 기회가 주어질 것입니다. 실패와 좌절을 두려워하지 말고 건강한 정신으로
자신의 목표를 향해 꾸준히 준비하는 삶을 살아야, 기회가 왔을 때 언제든지 그 기회를 자기의 것으로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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