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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interview | 조수진
작성자 대외협력과 작성일 2014-05-22
조회수 30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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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interview | 조수진
대외협력과 2014-05-22 3083

부경대학교 학생들의 속마음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은 누구일까? 부경대 학생상담센터 조수진 수석상담원(40세, chosjin@pknu.ac.kr)이 바로 그일 거 같다. 


△ 조수진 수석상담원. ⓒ이성재 사진(홍보팀)
학생들은 그 앞에서라면 “선생님, 이건 지금까지 누구에게도 하지 않은 얘긴데요.” 하면서 자신의 속마음을 털어놓으니까. 부모에게 하지 않은 얘기를, 친구에게도 하지 못한 얘기를 그 앞에서는 술술 말한다.

그가 이렇게 상담하는 학생은 1년에 대략 400명, 지난 2002년부터 근무했으니 지난 12년 동안 어림잡아 5,000여명의 고민을 들어주면서 마음을 어루만져준 것이다. 그는 교육학 박사(상담심리), 청소년상담사 2급, 전문상담교사 2급 자격을 가진 상담 전문가다.    

그가 스승의 날 꽃바구니를 받은 까닭은?

<부경투데이>가 조수진 상담원을 인터뷰하게 된 계기가 있다. 지난 스승의 날을 맞아 <부경투데이>는 ‘나를 바꾼 스승의 한마디’ 공모 이벤트를 했다. 거기에 한 당선자가 쓴 사연이 계기였다. 그 학생은 스승의 한마디로 ‘선생님은 네가 잘 할 거라고 믿는다.’는 말을 응모했는데, 그 ‘선생님’이 바로 조수진 상담원이었다.

지난 21일 대학본부 2층에 자리한 학생상담센터를 찾았다. 탁자에 커다란 꽃바구니가 놓여있었다. 스승의 날 이벤트에 당첨된 그 학생이 경품으로 받은 꽃바구니를 조수진 상담원에게 선물한 것이었다. 당시 그 학생은 응모 사연에 “세상을 살아갈 용기를 잃은 저에게 조수진 선생님이 상담 때마다 해주신 그 응원의 말씀이 큰 힘이 되었다. 덕분에 다시 학교생활을 잘해내고 있다.”고 썼었다. 

그렇다. 우리는 너나없이 위로받고 싶다. 요즘은 더 그렇다. 백주대낮에 목격한 엄청난 재앙 앞에서 불쑥 ‘나는 누구인가?’ ‘삶이란 무엇인가?’ 하는 질문이 생겼다면, 당신도 위로받고 싶은 거다. 그렇다면 조수진 상담원을 만나보자.

청춘들의 고민 1위는 무엇?

그는 “내담자들이 가장 많이 호소하는 것이 ‘내가 누구인가를 알고 싶다’는 것이다.”고 말했다. 뜻밖이었다. 자기 발로 학생상담센터까지 들어와서 ‘선생님, 저는 제가 누구인지 정말 알고 싶어요.’라고 읍소하는 학생들이 그렇게 많다니. 그는 “학생들은 내가 누구인가를 알고 싶어 하고, 이를 통해 편안하고 자유로워지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지난 한 해 동안 학생상담센터를 찾은 학생은 무려 5,920명이었다. 이 가운데 어떤 고민이 가장 많을까? 진로? 취업? 학업? 아니다. 바로 ‘성격’이었다. 무려 3,071명이었다. 조수진 상담원은 “한 마디로 자기 성격이 마음에 안 들어서 고치고 싶다는 호소가 많다.”고 말했다. 어떤 일이 잘 풀리지 않으면 성격 탓으로 돌리고, 나는 내 성격이 문제야, 하면서 자기를 비하하는 경우다. 학생들이 ‘고치고 싶어 하는 1위’가 성격인 것이다.

다음으로는 대인관계 고민이 많았다. 그는 “상담을 하다보면, 내담자가 가장 힘들어하는 고민이 바로 대인관계에 대한 고민이다.”고 말했다. 대학이 고교 때보다 다양한 인간관계로 얽혀 있는 사회여서 생기는 고민이다. 친구와 선배와의 관계 고민이 대표적이다.

가장 힘들어하는 것은 대인관계

대인관계에 대한 불편 호소는 특히 신입생들이 많이 한다. 고교시절에는 대학에 합격하면 모든 것이 해소될 줄 알았는데 막상 대학에 와보니 자신의 기대와는 사정이 달라서 생기는 고민이다. 그는 “예전에는 친구도 자연스럽게 사귀었는데 대학에서는 본인이 노력하지 않으면 친구가 없게 되고, 대학에서는 할 일이 많을 줄 알았는데 이 또한 자신이 노력하지 않으면 할 것이 없는 상황에 직면하면서 이를 적극적으로 극복하려는 노력을 하지 못하고 무기력해지는 경우.”라고 말했다.

취업고민은 어떨까? 구체적인 진로 상담은 인력개발원이 해주지만, 자기이해가 부족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학생상담센터도 도움을 주고 있다. 조수진 상담원은 “자신이 무얼 잘 하는지, 무얼 좋아하는지, 무얼 하고 싶어 하는지, 앞으로 무얼 해야 할지, 어디서부터 시작해야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해결할 수 있도록 적성검사와 성격 흥미검사 등을 통해 돕고 있다.”고 말했다. 

역할극 등을 통해 자존감 회복 도와

자존감에 대한 고민도 많았다. 나는 내가 싫다는 것이다. 그는 “자기의 장점에 대해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다는 학생이 많다.”면서 “자기 장점쓰기, 역할극 등을 통해 열등감을 극복할 수 있도록 돕는다.”고 말했다.

‘삶의 스위치를 끄고 싶다’고 말한 학생이 있었다고 한다. 우울이다. 우울은 주관적으로 느끼는 비행복감이다. 무기력하고 의욕이 없고 자기 자신이 가치 없게 느껴지고 살고 싶은 생각이 없다고 느낀다. 상담실에서 펑펑 우는 학생도 많다. 자살 등 위기상담도 있었는데 상담을 통해 극복한 사례들도 있다고 한다.

불안에 대한 상담사례도 많았다. 불안해할 일이 없는데도 두려움과 긴장감으로 늘 불안하다고 호소하는 경우다. 버스를 타면 사고가 나는 구체적인 상상을 하면서 학교 오는 일에도 두려움을 느낀다고 한다. 발표 불안에 대한 상담도 다수 있었다. 가족관계에 대한 상담도 많았다.

성격, 진로·취업, 학업·학사, 대인관계, 이성·성, 가족관계, 가치·종교, 사이버중독, 성희롱성폭력, 장애학생, 우울, 불안, 편집, 강박, 자살 등 위기, 학교적응, 발표불안, 학습, 자존감, 분노. 이 20개 항목들이 상담유형이다.

자신의 문제를 적극 해결하려는 노력 필요

상담은 당연히 무료다.(외부에서 이런 상담을 받으려면 1시간에 7만∼10만원이 든다고 한다.) 부경포털을 통해서만 상담 예약을 받는다. 개인상담, 집단상담, 사이버상담, 심리검사 등을 할 수 있다. 1주일에 한 번씩 상담하게 되며, 상담기간은 경우에 따라 한 번에 끝날 때도 있고 길게는 2년까지도 간다. 보통은 3∼6개월 정도 걸린다고 한다.

조수진 상담원은 “학생상담센터를 찾는 학생들은 심각하진 않지만 자신이 안고 있는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해서 지금보다 더 성장하고 싶은 꿈을 가진 용기 있는 사람.”이라고 했다. 만약 자신에게 어떤 불편함이 있으면 대학시절 때 해결하고 사회에 나갈 것을 권유했다.

그는 “상담을 하면서 학생들이 변화하고 발전해가는 과정을 보면 사람은 그 자체로 아름다운 한편의 다큐멘터리라는 생각이 든다.”면서, “학생과 함께 울고 웃으면서 조금씩 문제해결 방법을 찾아내고 학생들이 성장해 가는 것을 볼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 과정에서 학생 덕분에 그 자신도 치유를 받는다며 활짝 웃었다. 그러면서 그는 게슈탈트 기도문을 보여주었다.

<Gestalt prayer>
게슈탈트의 기도

I do my thing and you do your thing
나는 나, 당신은 당신

I am not in this world to live up to your expectations,
나는 그대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살고있는 것이 아니고

And you are not in this world to live up to mine
당신 역시 나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살아가는 것이 아니다

You are you, and I am I,
나는 나, 당신은 당신

and if by chance we find each other, it’s beautiful
혹 우리가 만난다면 그것은 정말 아름다운 일

If not, it can’t be helped
그렇지 않다하더라도 그건 어쩔 수 없는 일

- Fritz Perls, 1969

<부경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