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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대에 가다
작성자 대외협력과 작성일 2014-12-29
조회수 2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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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대에 가다
대외협력과 2014-12-29 2459

지난 10월, 부경대학교 화학과 학생들이 미국 하버드대학교 ‘비스(Wyss)’ 연구소 주관으로 열린 ‘국제 생체분자 디자인대회(BIOMOD)’에 참가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화학과 3학년 서예슬, 유혜진, 강민경, 김해주, 김다인이 그 주인공. 이들은 4박5일 일정으로 열린 이번 대회에 우리나라를 비롯, 미국, 독일, 일본 등 세계 11개국 30팀과 함께 이번 대회에 참가해 ‘DNA 실크’라는 프로젝트로 프로젝트 부문 동상을 수상했다. 세계 대학생들과 함께 DNA분야 학문성과를 확인하고 돌아온 이들의 수상기를 싣는다.<편집자주>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기

지난해 12월, 지금보다도 더 풋내기였던 우리들은 곽민석 교수님으로부터 이 대회에 대한 소개를 들었다. 학과공부를 하면서 대회 준비를 하는 것이 무척 힘들 것이라는 말을 들었지만, 어쩌면 평생 다시 오지 않을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다는 생각에 용감히 발을 내딛었다. 방학부터 DNA와 Nano-technology라는 낯선 분야에 대해 공부했고 대회가 시작되는 4월부터는 본격적으로 대회 프로젝트를 준비했다. 그리고 10월. 바쁘게 돌아가는 시간 속에서도 막연한 느낌만을 주었던 대회는 어느새 성큼 다가와 있었다.

*BIOMOD(Biomolecule Design competition)란?
BIOMOD는 DNA 등의 생체물질을 사용하여 인간에게 유용한 생체분자를 디자인하는 대회다. 세계 대학 학부생들의 독특한 아이디어를 평가하는 이 대회는 올해로 4회째를 맞이했다. DNA는 일반적으로는 유전 정보를 담고 있는 생체물질로 알려져 있지만, 나노기술적인 측면에서 본다면 매우 작은 크기의 구조물을 만들기 위한 훌륭한 재료기도 하다.


△BIOMOD 2014 참가자 단체 사진

Jamboree

대회는 하버드대학교에서 이루어진다. 오전 8시 개최라는 이른 일정에 맞춰 대회장으로 향했다. 하버드 대학의 교정을 직접 거닐고 있다는 게 실감이 나질 않아서 자꾸만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대회장의 정확한 장소는 몰랐지만 다른 참가팀으로 보이는 학생들이 걸어가는 것을 따라 가 무사히 대회장에 도착할 수 있었다. 대회장에 도착했을 때는 아직 대회 시작 전이라 일반 참가자들은 모두 로비에 모여 있었다. 익숙한 한국어 대신 다양한 언어들이 들려왔다. 인종도, 국적도 각양각색인 학생들이 하나의 목적을 위해 한 곳에 모여 있는 모습은 굉장히 설레는 광경이었다.


△ 지하 로비. 약간의 다과가 준비되어있어 참가자들이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곳이었다.


△ 대회장 내부. Biomod 2014에 참여한 팀들

그리고 잠시 후 Jamboree가 시작되었다. 대표자인 숀 더글라스 씨는 이 축제를 즐겨달라고 이야기했다. 우리처럼 평범하게 발표한 팀들도 있었지만, 축제를 즐기러 온 여러 팀들은 재미있는 연극으로 자신들의 연구 성과를 알렸다. 유쾌한 발표였다. 발표마다 흥미로운 아이디어들이 쏟아져 나왔다. 영어로 이루어진 발표라 전부 알아들을 수는 없었지만, 내 또래의 학생들이 이렇게나 독창적이고 뛰어난 아이디어를 생각해내고 발표했다는 것이 대단해보였다.

팀 당 10분이라는 시간은 빠르게 흘러가 어느새 우리 팀의 차례였다. 발표 조금 전부터 무척 긴장되어 심장은 빠르게 뛰고 손바닥에서는 땀이 배어나왔다. 발표는 머릿속이 새하얗게 되어서 순식간에 끝이 났다. 아직 쿵쾅거리는 심정으로 짧은 질의응답 시간을 거치니 우리 팀에게 주어진 시간은 끝나있었다. 자리로 돌아와 앉자 긴장이 풀리면서 준비한 모든 것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 것 같다는 아쉬움만 남았다.

그리고 이어서 다른 몇 팀이 발표한 후 대회는 다음 날로 넘어갔다. 올해는 지난 때보다 참가팀의 수가 훨씬 많아져, 작년까지는 하루면 끝났을 대회를 이틀에 걸쳐서 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첫날보다는 훨씬 적은 팀이 발표를 한 뒤 수상이 시작되었다.

수상이라고 해도, 주어지는 것은 팀의 이름이 적힌 상장과 아주 짧은 시간의 포토타임뿐이었다. 하지만 여운은 길었다. 더글라스 씨와 악수를 하고 상장을 받아들고 사진을 찍는데, 1년간의 긴 여정이 끝났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 힘든 시간을 포기하지 않고 견뎌 여기까지 무사히 마쳤다는 기쁨과 안도감이 너무 커 웃음이 나왔다. 로비에서 만난 다른 참가팀의 어느 여대생이 ‘첫 참가인데 정말 잘했어!’라고 이야기 해 주었을 때는 정말로 기쁘고 뿌듯했다. 모든 결과를 떠나 후련해진 기분이었다.


△ Biomod 2014 Bronze 수상

연구소 탐방 - Lab Tour

대회가 끝나고 우리는 두 군데의 연구실을 방문했는데, 각 연구소에서 연구하고 계시는 한국인 박사님들께 안내를 받았다. 박사님들은 자신들이 어떠한 연구를 하고 있는지 간단하게 설명해주시면서 궁금한 점에 대해 답해주셨다.

Harvard medical school Department of immunology

처음 방문한 곳은 하버드 의대 부속 연구소 중 하나인 면역학 연구소였다. 이 연구소에서는 면역학에 관해서 여러 가지 연구가 행해지고 있었는데, 우리가 안내받은 실험실은 위장의 미생물들이 만드는 물질들이 면역체계에 어떻게 작용하는지에 대해 연구하는 곳이었다.


△ 크로마토그래피와 질량분석기

안내해주신 오성환 박사님은 질량분석 등의 분석 화학적 방법을 통해 이 주제를 연구하고 계셨다. 덕분에 우리는 박사님께서 분석에 사용하시는 실물 기기, 역상 크로마토그래피로 나누어진 화학물질이 질량분석기에서 분석되는 메커니즘과 함께 분석 결과가 처리되어 그래프로 나타나는 과정을 볼 수 있었다.

Wyss Institute for Biologically Inspired Engineering

다음으로는 Biomod의 주최지기도 한 Wyss 연구소에 들렀다. Wyss 연구소는 자연의 설계 원칙으로부터 아이디어를 얻어, 보다 나은 세계를 만들기 위한 물질(장치) 개발을 연구하는 것을 목표로 설립된 연구소이다. 그만큼 건강, 에너지, 건축, 로봇, 제조 등 많은 분야에 대한 연구들이 이루어진다.


△ 인공장기 칩(Organs-on-chips)

우리는 김현중 박사님의 안내로 현재 연구 중인 인공장기 칩(organs-on-chips)에 관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배지에서 키우는 장기세포들은 신체 작용에 의한 환경적 조건을 잃게 된다. 하지만 인공장기 칩은 신체 내부 작용과 최대한 유사한 환경 조건을 만들어 간, 골수, 폐, 신장, 심장 등 여러 장기세포를 배양한 것으로, 이렇게 키워진 세포들은 자극에 대해 실제 장기와 비슷한 반응을 나타내며 높은 재현성을 가지게 된다. 따라서 인공장기 칩이 완성된다면 의학 분야에 많은 도움을 줄 것이라고 한다.

세계를 향해서

미국에서 있었던 4박 5일은 준비 기간에 비해 정말로 눈 깜빡할 사이에 지나가버렸지만, 우리는 이 낯선 곳에서 많은 사람들과 만나며 많을 것을 배웠다. 이 대회는 단순히 생체 분자에 대해 공부하는 것을 넘어, 우리 동년배의 수많은 학생들이 보이지 않는 먼 곳에서 어깨를 나란히 하고 같은 목표를 향해 걸어가고 있음을 알게 해주었다. 주변에만 주의를 기울이던 좁은 시야를 넓혀 더 넓은 세계를 볼 수 있게 된 소중한 기회였다고 생각한다.<부경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