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학교가 그때 병원이었다고? | |||
| 작성자 | 대외협력과 | 작성일 | 2015-06-19 |
| 조회수 | 2818 | ||
| 우리 학교가 그때 병원이었다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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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기업인이 6.25 전쟁 1,129일 동안 날짜별로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를 꼼꼼히 기록한 책을 대학에 대량 기증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주인공은 부영그룹 이중근 회장. 이 회장은 직접 편저한 「6.25전쟁 1129일」이라는 제목의 책 18,000권을 지난 12일 부경대학교에 기증했다. 재학생 1명당 1권씩 전해달라고 무료로 준 것.
이 책은 이 회장이 6.25 전쟁이 발발한 1950년 6월 25일부터 전투가 중지되고 휴전협정이 조인된 1953년 7월 27일까지 날짜별로 일어난 일을 편년체로 정리한 409페이지짜리 책이다. 그는 주택건설 전문인 부영그룹의 창립자이다. 6.25전쟁에 대한 전후세대의 왜곡된 인식을 바로잡고 역사적 사실을 바로 전하기 위해 책을 쓰게 됐다고 한다. 젊은이들이 우리 역사를 알아야 우리 민족의 미래가 있다는 간곡한 뜻이 담긴 책이다. 이 책은 날짜별로 그날의 날씨와 전황, 국내 및 해외 동향 정보를 일목요연하게 담고 있다. 전쟁 발발일인 1950년 6월 25일, 그 긴박했던 당시의 상황을 기록을 통해 살펴보자.
이 책 54페이지에 9월 5일(전쟁 73일차) 기록에는 부경대학교와 관련된 기록이 등장, 눈길을 끈다. 이날 부산으로 이동한 미 제8군사령부가 자리를 잡은 곳이 바로 부경대 전신 부산수산대학교였다. 지금의 대연캠퍼스 워커하우스(돌집식당)가 그곳. 부경대 워커하우스는 전쟁 당시 ‘낙동강 방어선’ 사수에 큰 역할을 했던 미8군 사령관 윌턴 워커(1889~1950) 중장의 지휘본부가 있었던 건물인 것이다. 면적 365㎡의 철근콘크리트 단층 건물로 지어진 이곳은 돌과 시멘트로 된 벽의 두께가 70cm에 달하며 참호(벙커) 목적으로 포탄에 견딜 수 있도록 견고하게 지어졌다. 워커 장군이 낙동강 방어선(일명 워커라인)이 무너질 위기에 처하자 통신장비를 보호하려고 대구에 있던 미8군 사령부를 이곳으로 옮겼던 것이다. 미8군 사령부의 통신장비가 적에게 파괴되거나 빼앗겼다면, 극동지방에는 그것을 대체할 유사한 중장비가 없었다. 이 신호 장비들을 잃어버리거나 손상되었다면 육군의 활동은 심각한 장해를 입었을 것이다. 워커 장군은 이곳에서 전쟁을 지휘했다. 6.25 전쟁당시 부경대는 학교(부산수산대) 전체가 징발 당했던 역사적 현장이기도 하다. 부산수산대 학생들은 학교 건물이 징발 당하자 부산 영도에 지어진 바라크라는 가교사에서 공부했다. 1953년 7월 휴전협정으로 전쟁은 끝났지만 여전히 미군 야전병원이 부산수산대 건물을 사용하고 있었다. 미군 야전병원이 철수하자 스웨덴병원이 다시 학교를 사용했다.(1956년) 당시 열악한 교육환경에 고통을 겪던 학생들은 교사반환을 위한 진정서를 정부에 내고 투쟁하기도 했다. 지금의 부경대 미래관 자리 3,000평의 부지에 대형 퀀셋건물 6동이 지어졌고(1956.6), 학생들은 영도에서 이 가교사로 옮겨와 수업을 했다. 스웨덴병원이 철수하고 징발이 완전 해제돼 부산수산대 건물을 되찾은 것은 1957년 4월 10일. 학생들은 1957년 10월 27일부터 본교사로 옮겨 수업을 했다. 7년만의 반환이었다. 그러나 학교는 폐허와 다름없을 정도로 황폐화한 상태였다. 1958년 12월 13일 이승만 대통령이 부산수산대를 방문, 허물어진 채로 있는 대학본관을 보고 조속한 시일 내에 보수하여 깨끗한 학교로 만들 것을 지시하고 수산발전에 기여하라고 격려했다고 한다. 「부산수산대학교 50년사」는 “이승만 대통령은 수산업 발전에 큰 관심을 가졌기 때문에 부산수대를 방문했는데 교사(校舍)의 실태를 실견하고 수리가 불가피함을 절감하였던 것이다.”고 기록하고 있다.
김영섭 총장은 지난 15일 「6.25전쟁 1129일」을 기증해준 이중근 회장에게 감사의 편지를 보냈다. 김 총장은 “우리 대학이 한국전쟁으로 교사가 징발된 역사의 현장이며, 대학 가까이 세계 유일의 유엔기념공원이 있는 평화특구에 위치해 있기에 이 책은 더욱 각별한 의미를 지닌 책.”이라면서, “학생들에게 역사인식을 제고하고 평화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시간을 갖게 해줄 것.”이라고 감사를 전했다.<부경투데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