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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인생을 행복하게 보내려면
작성자 대외협력과 작성일 2017-09-21
조회수 7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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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인생을 행복하게 보내려면
대외협력과 2017-09-21 773



△ 강연하고 있는 박동규 명예교수. 사진ⓒ이성재(홍보팀)

강연이 끝나고 질문시간이었다. 중소기업을 운영한다고 자신을 소개한 어느 참석자가 이날 강연자인 박동규 교수(78·서울대)에게 물었다.

“교수님, 그동안 기업 하나 반듯하게 만드는 일에만 정신을 쏟고 인문학을 많이 접하지 못한 채 지금까지 달려왔는데, 남은 인생을 행복하게 보내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21일 오전 7시 부경대 미래관 2층 소민홀에서 열린 ‘부경CEO행복인문학콘서트’ 8강에 참석한 200여명의 부·울·경 CEO들도 그 질문에 어떤 답이 나올까, 박 교수의 입을 기다렸다.

이 질문, 바로 자공이 그의 스승 공자에게 한 것이다. 선생님, 평생 어떻게 살아야 좋은지 한 말씀해주십시오. 공자의 답은 이렇다. ‘그것은 ‘서(恕)’다. 즉, 자기가 원하지 않는 것을 남에게 베풀지 말라.(己所不欲 勿施於人)’

그런데 평생 서울대에서 문학을 가르쳐온 박 교수는, 박목월 시인을 아버지로 둔 박 교수는 어떤 답을 내놓을까?

그는 ‘느낌의 능력’을 키워야한다고 했다. 그래서 상대방과 마음을 통할 수 있어야한다고 했다. 그의 답은 공자의 것과 통했다. 상대의 마음과 자신의 마음을 맞추어라.

그 마음 맞추는 일을 어떻게 해야 잘 할까?

박 교수는 언어, 즉 말을 바꾸어 보라고 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에피소드 하나를 꺼냈다.

젊은 시절, 퇴근해서 집에 들어갔는데, 아내가 ‘밥 먹었어요?’ 또는 ‘밥상 펼까요?’라고 말했을 때에는 배가 고파도 밥을 안 먹었단다. 이 말은 상대방과 마음을 맞추지 않은 말!

그 말 대신 아내가 ‘배고프시죠?’ 한다면? 이 말은 상대방의 신체 상태까지 들여다본 말이다. 그렇게 물었을 때, 그날 하필 밥 먹고 집에 들어간 상황이면 그는 아내에게 미안해진다고 했다. 이 남편의 미안한 마음은 밥을 먹지 않고 자신을 기다린 아내의 마음과 맞추어서 일어난 마음!

박 교수가 소개한 아내와의 다른 에피소드.

그의 아내는 국내외 사회봉사 활동을 많이 한다고 한다. 그래서 아내가 장기간 집을 비워 자신의 생활에 불편이 많고, 그런 일에 결국 자기 번 돈이 들어가는 거니까 화가 났다고 한다. 그 일을 어머니에게 일러주었더니 이런 답이 돌아왔다.

- 너는 남을 위해서 돈을 써 봤나? 네가 못하는 걸 아내가 잘 하고 있는데 왜 화를 내나?

박 교수는 “그 때 아내도 나의 다른 분신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이렇게 서로가 서로를 만들어주면서 인생의 길을 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외출할 때 아내가 옷을 ’더럽게’ 입고 나가면 같이 가기 싫어진다. 이것이 아내 얼굴이 바로 내 얼굴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등이 터진 옷 입고 강의한 적이 있는데, 자기 얼굴에 똥칠했다고 마누라한테 혼났다.”고도 했다. 아내도 남편이 자기 얼굴이라고 생각하기 때문.

부부사이 이런 일은 다반사인데, 이는 서로의 마음이 비슷한 상태이기 때문에 일어나는 일일 것이다.

이날 박 교수는 느끼고 표현하는 삶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에 따르면, 아버지 박목월 시인은 대학 진학 때 이공계 진학을 원하는 아버지의 극심한 반대를 무릅쓰고 문학의 길로 나섰다고 한다.

박 교수는 “그 때 아버지 박목월은 왜 그런 절망 속에서 시를 붙들고 있었을까를 생각한다.”면서, “그것은 바로 생각하고 느끼는 삶이 중요하기 때문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교수는 “그런 가치를 소중하게 지닌 아버지였기에 그 시에는 눈물의 색깔이 배어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면서 ‘우리는 각자 무얼 가지고 표현하며 살고 있는가?’를 청중에게 물었다.

그는 “죽어라고 살아왔는데 나는 없다. 내가 없는 삶, 내가 주인 되지 않는 삶 때문에 우리는 종종 괴로움을 느낀다.”면서, “무엇인가 해보고 있는 삶이어야 한다. 내가 어떤 삶을 가져야하는가를 찾아야한다. 돈이 아니라 나 자신의 변신의 내용을 담을 수 있는 것을 추구해야한다.”고 말했다.

내 삶의 방식을 바꿔줄, 자기표현이 있는 삶을 위해 어떻게 할까?

박 교수는 “성실성과 적격을 통해야 자기표현이 만들어진다.”면서, “옆 사람과 비교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내 생명체 고유의 가치를 인식해야한다. 나다운 일을 찾아 이를 자기 확신이 담긴 성실성으로 표현하는 삶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산수(傘壽)를 앞둔 백발의 그는 안경을 치켜 올리며 좌중의 CEO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그런 중요한 일을 하지 않고 골프만 치면 되겠습니까? <부경투데이>


△ 부경CEO행복인문학콘서트 전경.

△ 부경CEO행복인문학콘서트 참석자들이 강연이 끝난 뒤 단체 기념촬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