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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돌직구’를 싫어하는가?
작성자 대외협력과 작성일 2019-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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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돌직구’를 싫어하는가?
대외협력과 2019-04-25 709

부경CEO행복인문학콘서트 64강이 4월 25일 오전 7시 부경대학교 미래관 2층 소민홀에서 열렸다. 


△ 강연을 펼치고 있는 김성곤 교수. ⓒ사진 이성재(홍보팀)
이날 강사는 EBS 세계테마기행 ‘중국 한시 기행’ 여행 길잡이로 대중에게 인기 있는 한국방송통신대학교 김성곤 교수(중어중문학과)였다.

김 교수는 이날 무대에서 경극에 등장하는 배우처럼 유창한 중국어로 한시를 읊어가며 시종일관 부·울·경 CEO들의 눈과 귀를 집중시켰다.

이날 ‘중국고전에서 배우는 소통리더십’이라는 제목으로 1시간30분 동안 진행된 김 교수 강연의 열쇠 말은 ‘겸청(兼聽)’이었다. ‘반대편의 이야기도 함께 듣는다’는 뜻.

이 말은 어디에서 나왔을까?

당 태종(이세민)의 신하 위징은 언제나 태종에게 거침없는 ‘돌직구’를 던지는 쟁신(諍臣)이었다.

어느 날 태종이 위징에게 묻는다. “나라를 훌륭하게 다스려 이름 높은 명군(名君)과 사리에 어둡고 어리석은 혼군(昏君)을 가르는 기준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

위징이 답했다. “겸청즉명(兼聽則明) 편신즉혼(偏信則昏)”
 
김 교수는 “자신과 의견이 다른 이야기까지 다 듣는 임금은 명군, 한쪽으로 치우쳐 소수 의견만 듣는 임금은 혼군이라는 뜻.”이라고 소개했다.
 
김 교수는 이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중국 고전에서 세 사람을 불러냈다.

첫 등판 인물은 기원전 200여 년 전 초한 전쟁 때 초나라의 군주 항우였다.

김 교수는 “항우는 귀족이었고 공부도 많이 했고 병법의 대가이자 무공의 고수였지만, 농사꾼의 아들이자 무식하고 무공도 뛰어나지 못하고 병법에도 서툰 유방에서 패했다.”면서, “항우는 다른 사람의 말을 듣지 않고 자신만을 믿은 혼군이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독단독행(獨斷獨行)과 군책군력(群策群力).

독단독행(獨斷獨行)은 항우의 실패 원인이다. 김 교수는 “항우는 남들의 의견을 받아들이지 않고 오직 자신의 용맹만을 믿고 어리석게 행동했다.”고 말했다.

반면 유방은 군책군력(群策群力)의 리더였다. 김 교수는 “유방은 여러 사람들의 책략을 잘 받아들였다. 많은 사람들의 책략으로 유방 군대의 역량은 갈수록 강화됐던 것.”이라고 말했다.

사마천의 항우에 대한 평가도 귀담아 볼만하다.

“투현질능(妬賢嫉能)! 어질고 능력있는 사람을 질투한다!”

김 교수는 “장수 한신을 비롯 천하의 책사들이 ‘투현질능’에 사로잡힌 항우 곁을 떠나면서 초한전쟁의 판세가 급격히 유방 쪽으로 기울었다.”면서, “리더는 부하 직원들의 능력을 잘 활용해야한다. 직원들의 능력을 질투한 나머지 그들의 의견을 막아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날 ‘겸청(兼聽)’이라는 열쇠 말의 두 번째 등장인물은 앞서 언급된 당 태종(이세민)이다.

태종의 쟁신(諍臣) 위징은 재임기간 동안 300번이나 태종의 잘못을 지적하며 간언했다고 한다.

김 교수는 “태종은 자신에게 위징이 ‘돌직구’를 날릴 때마다 속으로 이를 갈며 위징을 미워했지만, 위징의 간언이 끝나면 자신의 과오를 인정하고 자신의 잘못된 의견을 바로 잡아 정책에 반영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위징이 사망하자 위징을 조문하러 간 태종이 자신에게 있는 3개의 거울 중 하나를 잃었다면서 위징의 죽음을 애통해했다고 전해진다.”고 말했다.

태종의 거울 3개는 무엇이었나? 첫 번째는 자신의 의관을 다듬는 청동거울, 두 번째는 국가의 흥망성쇠 원인을 비춰주는 역사책, 세 번째는 자신의 사심을 바로잡아주는 위징이었다는 것. 

김 교수는 “리더는 듣기 싫은 소리도 들어야한다. 태종은 자신과 맞서는 다른 의견을 받아들여 정책을 더 창의적으로 다듬어 시행함으로써 당시 전쟁의 상흔을 앓고 있던 나라를 태평성세로 이끌었다. 그 비기(祕技)가 바로 겸청(兼聽)이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겸청(兼聽)’의 세 번 째 리더로 당 현종을 소개했다.

현종의 두 신하 소숭과 한휴 이야기였다. 소숭은 이른바 ‘예스맨’이었고, 한휴는 사사건건 맞서는 ‘쟁신(諍臣)’이었다고 한다.

김 교수는 “현종은 소숭의 의견을 듣고 잠자리에 들면 소숭이 무언가 숨기거나 중요한 것을 놓친 건 아닌지 불안해서 잠이 오지 않는다. 그러나 한휴와 힘든 토론을 하고 잠자리에 들면 마음이 놓여 꿀잠을 잤다.”고 소개했다.
 
어느 날 거울을 본 현종은 자신의 수척해진 모습에 놀란다. 현종은 ‘내가 이렇게 수척해진 것은 사사건건 나를 힘들게 한 한휴 탓이다. 그러나 한휴의 말을 듣고 다시 정책을 검토했더니 예전에 보이지 않던 문제가 보였고, 그것을 고쳐 시행함으로써 백성은 살찌게 됐다.’

여기서 나온 말이 바로 군수천하비(君瘦天下肥).

김 교수는 “여기서 ‘수(瘦)’는 리더가 자신과 다른 의견을 놓고 고심하는 형상을 보여준다.”면서, “현종 30년은 최고의 황금기였다. 그 핵심이 바로 군수천하비.”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그러나 현종은 나중에 양귀비의 치맛자락에 빠져 쇠락의 길을 걷고 만다.”면서, “겸청이 얼마나 실천하기 어려운 덕목인지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공자의 말을 인용하며 강의를 마무리했다.

‘천자는 바른말로 간쟁하는 신하(諍臣)가 일곱 명만 있으면 천하를 잃지 않는다.
제후는 그런 신하 다섯 명만 있어도 나라를 잃지 않는다.
대부는 그런 신하 셋만 있어도 집안을 잃지 않는다. 
선비는 바른말로 일깨워 주는 벗(諍友) 한 명만 있어도 아름다운 이름을 지킬 수가 있다.
아버지는 바른말 해주는 자식(諍子)이 있으면 불의에 빠지지 않는다.’

모름지기 삶에서는 ‘쟁(諍)’이 필요하다. 국면을 전환시켜주니까.<부경투데이>


△ 부경CEO행복인문학콘서트 전경.


△ 김성곤 교수 등 ’부경CEO행복인문학콘서트’ 참석자들이 강연이 끝난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