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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한편 읽기 | 송명희 교수의 시
작성자 대외협력과 작성일 2019-05-30
조회수 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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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한편 읽기 | 송명희 교수의 시
대외협력과 2019-05-30 254
시 한편 읽기 | 송명희 교수의 시

부경대학교 송명희 명예교수(국어국문학과)의 시가 경북방송(GBN) ‘김조민 시인이 만난 오늘의 시’ 코너에 소개됐다.

이 시를 읽어보자.

걷는 남자
- 송명희

점령군처럼 안개는 도시를 점거해 들어왔다. 사람들이 사라진 거리에 가로등 불빛 점멸하는 동안 대문의 빗장 질러 잠그는 작은 발자국소리에도 긴장은 증폭된다. 자코메티는 누구를 향해 구원의 손을 내밀고 있을까. 수억 년 전 동굴에서 잠자다 걸어 나온 미라처럼 육탈한 남자의 모습은 간결하고 고독하다. 작은 머리에 커다란 발 가늘디가는 뼈대 앙상하게 드러나 금방이라도 부서질 것만 같은 청동의 남자는 차라리 연약하다. 안개 너머 벽 속으로 그가 걸어들어 간 후 나는 단독자로 망연히 서 있다. 그가 퍼트리고 간 고독과 우울은 이제 나의 것이 되어 장마철 습기처럼 온몸을 칭칭 휘감는다.

송 교수는 시작 노트를 통해 “어느 날 조각가 자코메티의 <걷는 남자>의 형상이 눈을 찌를 듯이 다가왔다.”면서, “연약한 듯 고뇌에 찬 청동의 남자가 내뿜는 고독하고 우울한 기운은 어느새 나의 내면으로 들어와 시가 되었다.”고 말했다.

한편, 1980년 <현대문학>을 통해 문학평론가로 등단한 송 교수는 2002년 <우리는 서로에게 가는 길을 잃어버렸다>는 제목의 시집을 상재해 시인으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