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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유의 ‘너랑 나’, ‘좋은 날’, 브라운아이드걸스의 ‘Sign’, ’아브라카다브라’, 이정현의 ‘보그걸’, 손담비의 ‘그만하자’ …
이 주옥같은 특급 히트곡을 만든 이가 이민수 작곡가(36세)다. 그는 부경대학교 이미지시스템공학과 동문(95학번)이다. 국내 최정상급 작곡가로 맹활약 중인 그를 11월 12일 오후 서울 삼성동에 있는 그의 소속사(로엔엔터테인먼트) 사무실에서 만났다.
<아이유와 가인 전담 작곡가로 맹활약>

△ 이민수 동문. ⓒ이성재 사진(홍보팀) |
알고 보니 그는 학창시절 로커였다. 부경대의 락밴드 ‘테크니컬’ 26기였다. 그는 베이스였다. 이날 그는“대학시절 동아리 활동이 지금의 밑바탕이 됐다.”고 힘주어 말했다. “대학시절은 나에게 가장 아름다운 시간이었다.”면서, “동아리 선후배하고 즐기면서 음악을 함께 한 것이 지금까지 제일 좋았고, 제일 재미있었던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지난 2001년 작곡가로 본격 데뷔한 이래 이민수 동문이 지금까지 만든 음악은 무려 130여곡에 달한다.
2002년 컨추리꼬꼬 5집 총괄 진행을 맡아 제작하면서 이 앨범의 ‘명랑운동회’ 등을 작곡했다. 2005년에는 박해운 윤일상 작곡가 등과 함께 ‘내가네트워크’에 참여하면서 그의 작곡활동은 가속도를 내게 된다. 이 때 이민수 동문은 브라운아이드걸스의 데뷔 앨범작업을 맡아 지금까지 전담 작곡가로 작업하고 있다.
2010년 로엔엔터테인먼트로 이적하면서 가수 아이유 담당 작곡가로 뛰었다. 첫 작품 ‘잔소리’를 시작으로 ‘좋은 날’ ‘너랑 나’ 등이 그의 대표곡.
그는 “곡을 만들 때 가수의 이미지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면서, “단순히 곡만 쓰는 것이 아니라 아티스트로서 가수가 대중에게 어떻게 비칠 것인가를 고려해서 전략적으로 작업을 한다.”고 말했다. 그래서 한 곡을 만들기 위해 작사가, 작곡가, 총괄진행, PD 등이 한 팀이 되어 기민하게 움직인다. 치열하고도 전략적인 작업이 응축되어 있는 것이다. 아이유의 데뷔 컨셉은 ‘기묘한 아이’. 그 전략에 맞추어 작사, 작곡, 안무, 무대의상 등이 결정된다는 이야기다.
<한 곡 만들려면 1천 번도 더 들어야해>
어떻게 이렇게 많은 히트작을 내는지 비법을 물었다. 그는 “작업 방향이 정해지면 매일매일 그것만 생각한다.”면서, “한 곡을 쓰는 데 보통 3개월에서 길게는 12개월 정도 걸리는데 그 사이 같은 곡을 1천 번은 더 듣는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좋은 날’의 경우, ‘나는요 오빠가 좋은 걸 어떡해~’라는 부분이 가장 인기 있는 멜로디인데, 이 마디를 완성하기 위해 고심을 거듭하다 작업 마무리 단계에 와서야 ‘번쩍’ 하고 음률이 떠올랐다고 한다.
최근에 가인의 ‘피어나’로 많은 사랑을 받았고 지금은 가수 ‘써니힐’의 작곡을 맡고 있다. 올 연말 발표가 목표여서 요즘도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는 중이다.
이렇게 국내 최고의 작곡가가 된 그가 대학 동아리 ‘테크니컬’에서 음악을 처음 접했다는 사실은 많은 것을 시사한다. 그는 대학 입학식 날 운동장 사열대 밑에 있던 동아리방에서 ‘테크니컬’ 선배들이 연주하는 모습을 보고 ‘자동 인형처럼’ 거기로 이끌렸다고 한다. 그 순간이 작곡가 이민수 인생의 터닝 포인트였다.
그는 “그 때는 ‘음악을 통해 나중에 뭘 해보겠다.’는 것보다 밴드에 있다는 것 자체가 좋았다.”고 했다. 내성적인 성격인 그의 탈출구가 음악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동아리방에서 숙식하는 일은 다반사였다.
<사람과 사람이 어울리는 대학생활이 좋아>
그는 “그 시절 얼마나 음악에 몰입했느냐 하면, 선배가 이제 공부 좀 하라면서 제 손을 끌고 강의실로 끌고 갔을 정도였다.”고 웃었다. 축제 때마다 동아리 발표회를 위해 2~3개월씩 연습을 했는데 이때 선배들로부터 음악 이론과 실기를 익혔다고 한다. 이 시절에 음악이 그에게로 스며들어버린 것이다. 지금의 그가 있게 된 것도 ‘테크니컬’ 동아리 선배인 박해운 동문의 도움이 컸다고 한다. 박 동문도 DJDOC의 ‘런투유’, ‘DOC와 춤을’ 등을 만든 국내 톱클래스 작곡가.
이민수 동문에게 후배들을 위해 한 마디를 부탁했다. “학교 다닐 때 저는 서로 어울려 사람과 사람이 사귀는 일이 좋았습니다. 그래서 지금 SNS로 혼자 노는 젊은이들 문화를 보면 안타깝죠. 많이 어울리면서 많이 경험하는 대학생활을 보냈으면 좋겠습니다.”
그는 “음악적 시류에 따르기보다 제가 좋아하는 음악을 하는 것이 가장 강한 경쟁력이라고 생각한다.”면서, “가요뿐만 아니라 영화음악, 뮤지컬, 연극 등으로 영역을 확장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부경투데이>

△ 이민수 동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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