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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문이 뛴다 | 미국 대학 교수 이석진 동문
작성자 대외협력과 작성일 2013-08-14
조회수 25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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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문이 뛴다 | 미국 대학 교수 이석진 동문
대외협력과 2013-08-14 2567



정보전산원 김성운 원장(정보통신공학과 교수)으로부터 “제자가 미국 대학교수로 임용됐다.”는 연락을 받은 건 지난 7월 30일이었다. 바로 그 제자에게 연락했더니, 그는 장거리 여행 중이었다. 미국 대륙 어딘가를 가로지르고 있었을 그에게 질문지가 담긴 이메일을 보냈다. 8월 13일 그 답장이 왔다. 그 글의 행간에서, 오랜 인고(忍苦)의 시간을 헤쳐 온 사람에게만 있을 법한 어떤 우직함이 강하게 느껴졌다.  

이석진 동문(36세·sukjinlee77@gmail.com) 이야기다. 그가 Texarkana에 있는 Texas A&M University의 컴퓨터공학과 조교수(Assistant professor)로 임용돼 9월부터 강의한다.

이 동문은 부경대 정보통신공학과 학사(2003년 졸업) 및 석사(2005년)를 거쳐 버지니아의 주립대학 중 한 곳인 VCU 전자컴퓨터공학과에서 박사과정을 밟았다. 지난 5월 ‘Prediction of Respiratory Motion(호흡에 의한 신체 움직임 예측)’이라는 논문으로 이 대학으로부터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는 2012년 7월부터 1년간 University of Maryland Medical Center(MD) 방사선 종양학과(Dept. of Radiation Oncology)에서 postdoctoral fellow로 일했다.

그는 이메일 답장에서 ‘미련한 마음으로’라는 표현을 두 번이나 썼다. 그의 이 ‘미련함’은 ‘끈기’의 다른 표현이리라. 삶에 어찌 지름길이 있을 것인가? 그의 편지를 읽고 나자, ‘전공이든 영어든 그저 우직하게 파는 것이 성공 비결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은 그와의 이메일 내용. 

○ 어떤 대학인지, 강의 과목은 무엇인지요?
제가 재직할 대학은 Texas A&M System에 최근에 병합된 신생 대학입니다. 정식 명칭은 Texas A&M University – Texarkana이고, Texas 주 Texarkana 도시에 위치합니다. Science, Technology, Engineering and Mathematics (STEM) 대학에서 Computer Science 관련과목을 가르칠 예정이고, 이번 9월 첫 학기에는 computer networks, C++, 그리고 Java를 강의할 예정입니다.
 
○ 미국 대학 교수가 된 계기는 무엇입니까?
특별히 미국 대학 교수가 되어야겠다는 계기는 없었던 것 같습니다. 단지 우연히 찾아온 미국에서의 1년간 국비유학 연수기간이 시작점이 되었고, 내가 하고 싶은 공부를 좀 더 하고 싶었다는 게 계기라면 계기가 된 것 같습니다.
 
○ 맡으신 일의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우선은 제 스스로 저의 연구 방향을 결정하고 지속적으로 연구를 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더불어 저와 비슷한 생각(mind)을 가진 학생들과 함께 공감을 느끼면서 이제는 연구원(fellow)이 아닌 선도자의 입장에서 학생들을 마주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저의 경우는 다른 교수님들과는 달리 조금 돌아서 이 자리에 왔다고 할 수 있기에 저와 같은 길을 가고자 하는 학생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 큰 매력을 느낍니다.
 
○ 영어를 잘 하게 된 본인만의 비법은 무엇입니까?
영어도 결국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대화입니다. 영어로 대화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만드는 노력이 필요할 것 같아요. 단어 몇 개를 더 알면 영문 해석하는 데 도움이 되겠죠. 저도 처음에 그랬습니다. 영어를 영어로 받아들이지 말고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습득하는 게 좋은 방법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저의 경우 전공과목을 원서 그대로 사용했던 것이 도움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 학창시절, 무엇에 가장 큰 비중을 두고 생활하셨습니까?
너무 가까운 곳에 목표를 두기 보단 좀 더 먼 곳을 바라보고 생활했던 것 같습니다. 남들이 토익 성적을 올리기 위해서 단어와 숙어를 외우는 동안 저는 저 나름대로 토플 공부를 막연히 했습니다. 수업이 끝나면 그냥 책을 덥기보단 도서관에서 가서 오늘 수업 내용을 한 번 더 정리하고 집을 향하는 버스에 올랐습니다. 막상 발등에 불이 떨어져야 수습을 시작하기 보단 그저 막연히 지금 이것을 해 놓으면 나중에 내가 해야 할 일을 덜 수 있겠구나 라는 미련한 마음으로 생활했던 것 같습니다.
 
○ 앞으로 계획은 무엇입니까?
이제 새로운 시작을 눈앞에 두고 있는 저에게 앞으로 계획은 짧게는 지금 있는 이곳에서 보다 전문적(professional)인 수업(teaching)을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길게는 제가 지금 관심을 가지고 있는 연구과제에 관련해서 연구기금(research fund)을 가져와서 지속적인 연구를 하는 것입니다.
 
○ 모교인 부경대학교에 대한 바람은?
모든 학생들에게 대학 4년은 짧기도 하지만 잘만 활용하면 긴 시간이 될 수도 있습니다. 학생들에게 많은 경험과 지식을 습득할 수 있도록 학교차원에서 많은 프로그램, 예를 들면 교내외 연수프로그램을 지원할 수 있는 기회가 더욱 많았으면 합니다. 짧은 성과가 아닌 학생 한 명 한 명의 먼 미래를 바라보며 지원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제공되었으면 합니다.
 
○ 꿈을 찾기 위해 열심히 도전하고 있는 후배들에게 하고픈 말씀.
꿈은 아주 먼 곳에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지금 내가 하는 한걸음 한걸음이 그 꿈을 찾아가기 위한 소중한 밑거름이라는 걸 잊지 않았으면 합니다. 쉬운 길도 있지만 어려운 길도 있을 겁니다. 지금 내가 걷는 이 한걸음이 나중에 내가 해야 할 일을 덜 수 있겠구나 라는 미련한 마음으로 소중한 발걸음을 내디뎠으면 하는 바램입니다.<부경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