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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문과의 아주 특별한 매듭 풀기
작성자 대외협력과 작성일 2013-12-08
조회수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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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문과의 아주 특별한 매듭 풀기
대외협력과 2013-12-08 1357



△ 국어국문학과 학생들이 직접 쓴 캘리그래피를 들어보이고 있다. ⓒ이성재 사진(홍보팀)


2013년 12월 6일 금요일 저녁 6시. 부경대 대연캠퍼스 향파관 209호.

‘한글, 그 아름다움에 홀리다’라는 큰 글자가 강의실 앞쪽 칠판에 붙어 있었다. 60여명의 학생들과 교수들은 책상 위에 놓인 도시락을 먹고 있었다. 무슨 행사일까?


△ 국어국문학과 종강총회 모습.
국어국문학과 학생회가 기획한 종강총회였다. 조상우 학생회장(2학년․25세)은 “캘리그래피 종강총회”라고 소개했다.

캘리그래피(Calligraphy)란 글씨를 아름답게 쓰는 기술, 또는 기계적인 표현이 아닌 손으로 쓴 아름답고 개성 있는 글자체를 말한다.

조 회장은 “오늘 캘리그래피를 배워서 부모님, 은사님, 연인이나 친구에게 감동적인 글귀를 직접 써서 연말 선물을 하기 위한 행사.”라면서, “술 먹고 헤어지던 지난해의 종강총회보다 학생들이 많이 모였다.”고 반색했다.


△ 박윤규 시인이 국어국문학과 학생들에게 캘리그래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식사가 끝나자 ‘바람체’로 유명한 캘리그래퍼 박윤규 시인이 강사로 등장했다. 자신도 국어국문학과를 나왔다는 박 시인은 “국문과는 우리말과 글을 책임져야한다.”면서, “그런 의미에서 오늘 행사는 내가 듣고 본 국문과 종강파티 중 최고.”라고 말했다.

이참에 부경투데이 독자들도 캘리그래피를 배워보자. 이날 먹물을 붓에 찍어 썼는데, 휴지를 감거나, 나무젓가락을 부러뜨려 그 끝에 먹물을 묻힌 파격적인 필기구로 글자를 쓰기도 했다. 이날 박윤규 시인이 전한 ‘예쁜 글씨 쓰는 팁’을 소개한다.

글자끼리 서로 물고 들어가게 쓰면 예쁘다. 간격 좁히고 겹치지 않게 쓰는 것이 요령이다. 붓을 세워서 천천히 써야하고, 글자를 통통하게, 내리긋는 획은 약간 굽어보이게 쓴다. 의도적인 흩트림이 있어야한다. 전체가 한 덩어리가 되도록 한다는 계획으로 써야한다.

그는 “글자에도 느낌이 있다.”면서, “맛있다고 생각하고 음식 글자를 쓰면 글자가 맛있게 느껴진다.”고 했다. 그는 “고정관념에 얽매이지 말고 자유롭게 나만의 창의적 글씨를 계발하려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했다.


△ 박윤규 시인과 학생들 캘리그래피를 쓰고 있는 모습.
이날 캘리그래피 배우는 종강총회는 3시간 동안 이어졌다. 김경빈 학생(2학년)은 ‘별을 사랑할 때 밤은 두렵지 않네’라는 글귀를 썼다. 그는 “여자 친구에게 주려고 썼다.”고 겸연쩍어했다. 저 글귀는 여자친구에게 ‘너를 사랑할 때 아무것도 두렵지 않네’로 읽힐 것이다.

문학을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몸의 건강이 음식에 좌우된다면, 우리의 정신은 무엇에 좌우될까? 정신에 큰 영향은 미치는 것 중의 하나가 바로 언어일 것이다. 

무엇이든 담고 있는 언어에 의해 우리는 한없이 고무되기도 끝없는 나락으로 떨어지기도 한다. 그 말과 글의 신성한 에너지를 조율하며 2학기를 마친 국어국문학과 학생들이 참 대견해보였다.<부경투데이>



△ 국어국문학과 종강총회 장면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