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 부경대학교

검색

커뮤니티

 

부경투데이

  • 국립 부경대학교의 다양한 모습과 소식을 접하시면 부경대학교가 한번 더 가까워집니다.
작성자,작성일,첨부파일,조회수로 작성된 표
도움
작성자 대외협력과 작성일 2014-06-13
조회수 1616
작성자,작성일,첨부파일,조회수로 작성된 표
도움
대외협력과 2014-06-13 1616

그의 강의가 모두 끝나자 CEO들은 그와 더 있고 싶어 했다. 그가 아직 말해주지 않았을 삶의 비기(秘技)를 더 알고 싶어 했다.


△ 강연을 펄치고 있는 김형철 교수. ⓒ이성재 사진(홍보팀)
이 때문에 강의를 마치고 바로 서울로 돌아가려던 그는 이날 예기치 않았던 CEO와의 점심 약속, 저녁 약속이 잇달아 생기고 말았다. 12일 부산 울산 경남 CEO 100인을 위한 ‘부경 CEO 행복인문학 콘서트’ 강사로 나온 김형철 교수(연세대 철학과) 얘기다.

이날 오전 7시 부경대학교 미래관 4층 컨벤션홀에서 김 교수의 마지막 강의가 열렸다. 이날  CEO들의 가슴에 가장 와 닿았던 키워드는 ‘도움’이었을 것 같다.

그는 지난달 15일 열린 1강에서도 ‘도움’을 강조했다. 그러니까 세 번의 강의를 통해 그가 가장 강조하고 싶었던 것이 바로 ‘도움’인 셈이다. 1강을 돌이켜보자. ‘부자 되는 법’으로 그가 소개한 비기는 ‘나하고 거래하는 파트너가 어떻게 하면 부자가 될 수 있을지 그것을 열심히 연구하라.’였다. 요지는 자신이 성공하려면 ‘타인의 성공을 도우라’는 것이다.

그는 이날 CEO들에게 “많은 곳에서 강의를 하면서 이것을 굉장히 강조하는데 실천하는 사람들이 별로 없는 거 같더라.”고 하면서, 다시 한 번 ‘도움의 마법’을 소개했다.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곳에 투자한 사람, ㉯사람 돕는 데 투자한 사람. ㉮와 ㉯ 중 투자 회수율이 높은 사람은 누구일까? (출제자의 의도대로) ㉯가 답이다.

그는 “여기에 투자하면 더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겠구나 하는 곳에 투자해야 성공한다.”고 말했다. 왜. 자신이 ‘이렇게 하면 더 많은 도움을 줄 수 있겠구나’ 하는 일은 역으로 많은 사람들이 간절히 바라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걸 실행하면 많은 이들이 자신을 도와주게 된다는 것.

그는 “세상 사람들은 자기한테 유리한 것만 생각하는 사람을 돕지 않는다.”면서, “‘지 좋은 일’에 왜 타인들이 도와주겠는가?”라고 말했다. 그는 “자기 관점에서만 세상을 보면 안 된다. 다른 사람 입장에서 자기를 바라보라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남의 관점에서 나를 보는 것이 ‘혁신 리더’라고 했다.

그 때 달라이라마가 문득 떠올랐다. ‘시간을 잘 쓰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우리는 정말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을 잘 사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시간을 잘 사용한다는 의미는 이런 것입니다. 할 수만 있다면 다른 사람과 다른 생명 가진 존재들을 도와주어라. 만일 그렇게 하지 못한다면 적어도 그들을 해치지마라. 나는 이것이 내 철학의 기초라고 생각합니다.’

이날 김 교수가 소개한 ‘벤치마킹’에 대한 비기에도 CEO의 귀가 쏠렸다. 벤치마킹을 어디에서 하는가? 동종업계에서 벤치마킹을 하면 표절이고 모방이다. 그는 “이종업계에서 하고 있는 것을 가져와 접목해야한다.”고 말했다.

예를 들면, 병원은 환자들에게 감동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호텔에 직원을 보내 벤치마킹하는 식이다. 유치원은 아이들을 어떻게 잘 돌볼 것인가를 알기 위해 병원에서 벤치마킹한다. 은행은 선진은행이 아니라 할인점에서!

바로 터널비전(tunnel vision)이다. 터널 속으로 들어가면 주변은 잘 안보이고 앞만 보이는 현상이다. 김 교수는 “전문가들끼리만 모이면 이 터널비전이 생긴다.”면서, “자기전공에만 머물러 있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럼 어떻게? 자기 전공과 관계없는 책을 읽어라. 자신의 전공과 관계없는 사람을 만나라. 그러면서 그는 “리더는 조직내부에 20%, 조직 밖에 80%의 에너지를 써야한다.”이라면서, “그렇지 않으면 그 조직은 눈먼 장님에 의해 이끌려 다니는 조직이 되고 만다. 내부는 위임하고, 리더는 끊임없이 밖에서 활동하라.”고 조언했다.

사실 김 교수의 이날 주된 메시지는 장자의 무용지용(無用之用)론이었다. 쓸모없음의 쓸모에 대한 이야기였다. 잘 붙는 접착제를 연구하는 과정에서 발명하게 된 3M의 포스트잇, 양초회사가 새롭게 혁신한 제품인 물에 뜨는 비누 아이보리, 부서진 소시지로 대박을 친 일본 하나마나소시지 등이 그 소재였다.

그는 “사물의 속성은 내재되어 있는 것이 아니다. 바라보는 사람에게 있다. 용처를 아느냐 모르느냐의 차이다.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사람은 없다.”고 말했다. ‘혁신 리더’는 자기 부하의 재질을 아는 데서 출발한다고 했다.

이날의 강의가 종점에 가까워졌을 때, 세월호가 질문 속에 불쑥 불려 나왔다. 한 CEO가 현재 벌어지고 있는 ‘유병언 사태’를 어떻게 보아야하느냐고 질문한 것.

난데없는 질문은 아니다. 이 부경 CEO 행복인문학 콘서트의 화두가 바로 ‘삶’과 ‘사람’이므로 오히려 중요한 질문이다. 우리 모두 지금 견딜 수 없는 것을 견디고 있는 중이니까. 그런 현재를 살아가면서 ‘삶’을 연구하는 철학자인 그는 과연 뭐라고 답할까.

김 교수는 대답으로 9.11 사례를 소개했다. “5,000명이 죽었다. 2차 세계대전 후 하루에 그만큼 인명이 살상된 것은 처음이다. 소방관도 400명이나 죽었다. 그러나 책임지고 물러난 사람은 아무도 없다.”

당시 조사위원회의 제1원칙이 ‘아무에게도 책임을 묻지 않는 것’이었다고 한다. 그는 “책임을 묻는 일보다 중요한 일은 왜 이 일이 일어났고, 여기에 관련된 사실이 무엇인지를 알아내는 것이다. 그 다음 책임을 물어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9.11이후 미국 사회는 변했다.”고 말했다. 그는 “유병언을 잡는 일도 빨리 처벌하기 위해서라기보다 사고의 인과관계를 알아야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의 강의가 모두 끝나고 박수가 쏟아졌다.

김 교수의 바통은 홍승찬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가 이어받는다. 홍 교수는 26일 오전 7시 부경대 미래관 4층 컨벤션홀에서 ‘하이든의 세 가지 비밀’을 주제로 1강을 한다. 강의 문의: 부경대 대외협력과(629-5091∼3)<부경투데이>


△ 특강을 듣고 있는 CEO들.


△ 특강이 끝난 뒤 단체 기념촬영하고 있는 CEO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