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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흐
작성자 대외협력과 작성일 2014-07-24
조회수 18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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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흐
대외협력과 2014-07-24 1894



오늘 새벽 부경대학교에 왔던 CEO라면, 회사로 돌아가 하루 종일 바흐를 듣게 될 지도 모르겠다.


△ 특강을 하고 있는 홍승찬 교수. ⓒ이성재 사진(홍보팀)
23일 오전 7시 부경대 미래관 4층 컨벤션홀에서 열린 부산 경남 울산 CEO 100인을 위한 ‘부경 CEO 행복인문학 콘서트’ 6강의 소재는 바흐였다.

하이든에서 베토벤으로 이어졌던 홍승찬 교수(한국예술종합학교 예술경영학과)의 마지막 세 번째 강의였다.

그의 강의가 끝나자 ‘골드베르크 변주곡’이 듣고 싶어졌다. 이 곡은 이날 홍 교수가 내놓은 바흐의 메인 요리였다.

‘음악의 아버지’ 요한 세바스티안 바흐(Johann Sebastian Bach. 1685∼1750. 독일). 그의 대표작이 바로 골드베르크 변주곡이다.

홍 교수에 따르면, 이 곡은 오늘날 피아니스트들이 신전처럼 여기는 곡이다. 건반악기 중 가장 뛰어난 명곡으로 꼽힌다. 곡의 길이만 1시간 30분이나 되는 대곡이다. 1742년 바흐가 57세 때 출판한 곡이다.

골드베르크 변주곡은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피아니스트들에게 연주하기 어렵기로 악명 높은 작품으로 꼽히는 이 곡은 사실 바흐가 어린 제자 골드베르크를 위해 앉은 자리에서 단숨에 작곡한 연습곡이라고 한다.

당시 14세의 골드베르크는 심한 불면증을 앓고 있던 외교관의 전속악사였다. 그는 이 외교관이 잠들 때까지 음악을 연주해야하는 가혹한 임무를 맡고 있었다. 음악의 대가가 감상하는 사람을 잠들게 하려고 만든 걸작이 바로 골드베르크 변주곡이었던 것. 그래서 이 곡은 ‘사람을 잠들게 하는 걸작’으로 불리고 있다. 바흐는 제자에게 이 곡을 주면서, “이 곡을 열심히 연습하면 성취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고 한다.

골드베르크 변주곡과 관련된 에피소드. 20세기 거장 피아니스트 루돌프 제르킨(Rudolf Serkin)은 베를린 데뷔 무대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얻는다. 관객들의 열화 같은 앙코르 요청에 그는 “악보 없이 연주 가능한 한 곡은 골드베르크 뿐이다”라고 했다 한다. 그래서 음악 역사상 가장 긴 1시간 30분짜리 앙코르가 탄생했다고.

누가 연주한 골드베르크 변주곡을 들으면 좋을까?

캐나다 출신 괴짜 피아니스트 글렌굴드(Glenn Herbert Gould)가 좋겠다. 홍 교수에 따르면, 글렌굴드는 평생 심한 우울증으로 은둔생활을 했는데, 그에게 골드베르크 변주곡은 공식 데뷔 음악이자 마지막 음반이었다고 한다.

강의 말미에 홍 교수는 “커피 광고의 시작이 바로 바흐의 ‘커피칸타타’.”라고 소개했다. 그에 따르면, 바흐가 살던 시대는 커피가 유럽을 휩쓸었던 시대여서 카페하우스가 라히프치히에서도 유행했다고 한다. 바흐와 그의 연주단 콜레기움 무지쿰이 마케팅 차원에서 카페 연주를 담당했다!

그래서 탄생한 커피 찬가가 ‘커피칸타타’였다. 홍 교수는 “칸타나는 교회 예배 의식에 쓰이는 음악양식이지만 ‘커피칸타타’는 행사나 특별한 용도를 위해 만든 세속칸타타의 일종이었다.”고 말했다.

커피칸타타는 라히프치히 유명시인 피간드의 글에 바흐와 유명 작곡가들이 만든 곡이다. 가사는 커피를 너무 많이 마시지 말라는 아버지와 커피를 계속 마시겠다는 딸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홍 교수는 “이는 당대 최고의 커피 CF송이자, 음악의 아버지 바흐의 새로운 모습.”이라고 말했다.

홍 교수는 “바흐Bach는 독일어로 ‘시냇물’이라는 뜻인데, 베토벤은 이를 ‘바다’로 표현했을 정도로 바흐는 인간의 상상을 뛰어넘는 수많은 명곡을 발표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발견된 것은 1천곡이 넘고 발견되지 않은 양은 그 3배에 이를 것이라는 추정도 있다고 한다.

7세 때부터 교회성가대 생활을 했고 9세, 10세에 잇따라 어머니와 아버지를 여의고 고아가 됐던 바흐. 큰형의 집에서 눈칫밥을 먹으며 대가들의 악보를 밤새 필사하며 음악공부를 했다고 한다. 백내장 수술 후유증으로 시력까지 상실했다.

홍 교수는 “바흐의 삶을 돌아보면, 그는 음악가로서, 가장으로서, 아버지로서, 한 인간으로서 스스로 부끄럽지 않기 위해, 교만하지 않기 위해, 게으르지 않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해 살았던 인물.”이라면서, “그래서 그는 도저히 인간의 힘으로 이룰 수 없는 수많은 명곡을 남길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바흐가 죽은 후 그의 방을 살펴보니 거기에는 악보보다 더 많은 성경책이 있었는데 그 성경책의 책장들은 모두 너덜거렸다고 한다.”면서, “독실한 신앙생활을 했던 바흐는 주어진 소명에 있는 힘을 다했다. 그래서 그의 음악에는 듣는 사람의 마음을 정화시켜주는 힘이 있다.”고 말했다.

인문고전을 접하는 일은 바로 그런 당대 최고의 천재와 함께 호흡하는 행위다. 오늘 ‘골드베르크 변주곡’을 들으며, 260여년 전의 인물인 천재 바흐와 함께 허밍이라도 하면서 더위를 잊어보면 어떨까?<부경투데이>


△ 홍승찬 교수의 강의를 듣고 있는 CEO들.

△ 강의를 마치고 단체 기념촬영하고 있는 CEO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