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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달인’이 마음 다스리는 법
작성자 대외협력과 작성일 2014-11-27
조회수 25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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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달인’이 마음 다스리는 법
대외협력과 2014-11-27 2563

그의 세 번째 강의를 듣고 난 뒤, 그를 ‘마음의 전문가’라고 불러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종강기념으로 열린 다과회장에서 가벼운 호기심으로 그에게 물어보았다. 혹, 사람의 마음이 보이냐고. 그가 답했다. 보입니다!(어이쿠, 움찔. 속마음 들킨 건가?) 보인다는 그의 답에는 조금의 은유는 있었을 것이다. 그래도 그는 정말 그럴 것 같았다.

한 가지 더 물어보았다. ‘마음의 전문가’인 본인은 어떻게 마음을 다스리느냐고. 그는 호흡법을 소개했다. 그 방법은 몸에 힘을 빼고 일정한 양의 숨을 천천히 들이쉬고 그만큼 천천히 내뱉는 것이다. 조용한 방이라면 좋고, 지하철이라도 좋다. 어디든 혼자일 때 습관적으로 한다고 했다. 호흡에 대한 자각이다. 명상 호흡법이다. 호흡을 자각하게 되면 호흡이 깊어지고 느려져 감정이 가라앉아 집중력이 높아진다. 그러면 삶의 질이 높아지는 것은 따라오는 이치다.


△ CEO를 대상으로 ’중용’에 대한 특강을 펼치고 있는 이기동 교수. ⓒ이성재 사진(홍보팀)

이기동 교수(성균관대 유학대학 유학·동양학과) 얘기다. 27일 오전 7시 부경대학교 미래관 4층 컨벤션홀에서 열린 <부경 CEO행복 인문학 콘서트>의 12강이자 그의 세 번째 강의가 열렸다. 세상에서 가장 불행하게 살다간 사람은 ‘이것’을 읽지 않고 죽은 사람이라고까지 표현한 「중용」이 소재다.

우선 그가 강의 말미에 소개한 ‘중용의 9가지 정치 원리’를 부경투데이 독자들에게 먼저 안내하고 싶다. 그는 정치든, 기업이든, 동아리 모임이든 이 원리를 적용하면 크게 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첫째는 수신(修身)이다. 자기를 닦는 것이다. 무슨 일이든 자기의 사람됨을 닦는 것, 자기경영이 기본이다. 내가 천사가 되면 만사형통이라는 것인데, 도대체 이 말에 누가 이의를 제기할 수 있겠는가.

둘째는 존현(尊賢)이다. 현명한 사람을 존경하는 것이다. 현명한 사람은 마음이 깨인 사람(한마음을 아는 사람)이다. 그 사람의 가치관을 높이 세우고 널리 함께 배우는 것. 그러면 나도 한마음으로 가는 길이 빨라질 것이므로.

셋째는 친친(親親)이다. 가족과 한마음이 되는 것이다. 늘 가족을 신경써야한다. 가족끼리 분열되고 불화하면 되는 일이 없다.

넷째는 경대신(敬大臣)이다. 대신을 존경하는 것이다. 요즘으로 치면 대신은 그 분야 최고의 전문가를 말한다고 한다. 사장은 일일이 사무에 간섭하면 안 된다. 단지 넉넉한 마음으로 부장 과장들을 스승처럼 모셔야한다. 그러면 그 사람들은 더 신이 나서 자신의 능력을 200% 발현한다.

다섯째는 체군신(體群臣)이다. 하급관리를 내 몸처럼 여기는 것이다. 우리 회사의 이미지는 누가 결정하는가? 사장인가? 아니다. 말단이 결정한다. 그 사람들의 안위를 잘 챙겨야한다, 내 몸처럼.

여섯째는 자서민(子庶民)이다. 고객이 다 내 자녀라는 생각을 해야 한다. 내 자식 대하듯 맛있는 것 대접하면서 따뜻하게 해주어야 하는 것이다.

일곱째는 내백공(來百工)이다. 기술자들을 오게 해야 한다. 기술자들을 대우해서 능력 있는 사람이 오도록 하는 분위기가 되어야한다.

여덟 번째는 유원인(柔遠人)이다. 멀리 있는 사람을 부드럽게 어루만지는 것이다. 나라로 치면 해외동포, 개인으로 보면 멀리 있는 가족, 친구들이 해당된다. 그리고 우리보다 못사는 나라에서 왔다고 차별하면 안 된다.

아홉 번째는 회제후(懷諸侯)다. 경쟁자, 경쟁회사, 이웃나라를 품어주는 것이다.

이제, 이날 강의의 본론으로 가보자. 한자가 있다고 따분하다고 여기지 말고 따라가 보자. 제일 불행하게 살다간 사람이 중용을 읽지 못하고 죽은 사람이라니까. 왜? 이 교수는 “중용은 최고 진리의 가르침이 들어있다.”고 말했다.

#. 天命之謂性 率性之謂道 修道之謂敎

이 교수는 “성(性)은 내 마음의 본질인데, 그것이 바로 하늘마음이다.”면서, “그러니까 내가 있는 곳이 바로 하늘, 천국이다”고 했다. 그는 “그런데 그게 잘 안 보인다. 내 속에 있는데도 찾지 못하고 껍데기만 챙기는 것이 범인들의 삶.”이라고 했다.

그는 “과학자들이 뇌에서 도파민이라는 호르몬이 나와서 기쁜 마음이 든다고 했는데 이는 몸을 들여다보고 마음을 찾으려는 결과다. 그런데 그 반대다. 마음이 행복해야 도파민이 나오는 것이다.”고 말했다. 그만큼 마음이 중요하다는 뜻.

그는 “샘이 어디 있는지를 모르면 그 샘에서 흐르는 물길을 찾아 따라가면 샘을 발견할 수 있다.”면서, “본성도 그런 길이 있다.”고 했다.

하늘마음이 내려오는데 욕심이 앞서면 그 마음이 옆길로 가버린다. 그래서 본성의 길이 비뚤어진다. 이 비뚤어진 길을 닦는 것, 이것이 수도(修道)다. 이것을 가르침(敎)이라 하는 것이다.

길을 왜 닦아야할까, 이대로 살면 되지?

길을 닦지 않으면, 자신의 삶이 뻐꾸기 새끼 같은 원수를 기르는 삶, 불쌍한 중생이 되기 때문이다. 또, 늙고 병들고 죽는 비극적 인생, 생로병사를 벗어날 길이 없기 때문이다.

성(性)의 길을 닦지 않으면, 헛것에 홀려서 사는 삶이기 때문이다. 참을 보지 못하고 꿈만 꾸다 가는 삶이기 때문이다. 또, 끊임없이 경쟁해야하는 피곤한 삶이기 때문이다. 또, 얄팍하고 초라한 하찮은 삶이기 때문이다. 이 교수는 “부평초 같은 삶이어서 안 흔들리려고 밴드 가입하고 팬클럽 만든다.”면서, “본래 마음으로 살면 흔들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 道也者 不可須臾離也 可離非道也 是故 君子戒愼乎其所不睹 恐懼乎其所不聞 故 君子愼其獨也

신독(愼獨)에 관한 이야기다. 이 교수는 “욕심에 가려서 본성이 보이지 않고, 본성이 없는 것 같지만, 본성은 24시간 작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본성(하늘마음)의 예, 배고픈 것, 잠자는 것, 숨 쉬는 것. 그런데 욕심이 앞서서 이를 따르지 않으면 행복하지 않게 된다는 것. 그는 “바로 하늘마음을 회복하는 것이 행복.”이라고 강조했다.

남이 없는 장소, 혼자 있을 때, 본성의 소리가 잘 들린다고 한다. 그는 “하늘에서 내려오는 길을 닦는 것은 혼자 있을 때가 좋다.”고 말했다. 이 글의 머리에서 소개한 그의 호흡법도 본성의 소리를 듣는 행위다. 군자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더 경계하고, 들리지 않는 곳에서 더 두려워한다.

#. 喜怒哀樂之未發 謂之中

희로애락의 감정이 나타나기 전의 상태를 중(中)이라 한다. 성(性)에서 내려오는 본래의 마음, 욕심에 물들지 않은 마음, 바로 속마음이다.

#. 發而皆中節 謂之和

절(節)은 시간적 마디(아침나절, 계절, 시절 등)와 공간적 마디(사람과 사람 사이, 사람과 동물 사이)로 나뉜다. 그는 “욕심이 없는 사람은 절(節)에 맞게 살아간다.”고 했다. 그러나 욕심이 많은 이는 그렇지 않다. 그래서 조화롭지 못하다. 그래서 생명에 상처를 입는다.

#. 中也者 天下之大本也

중(中)이라는 것은 온 세상의 뿌리다. 제각각 사는 것 같지만 우리는, 모든 존재는 다 한 뿌리다. 그는 “우리가 하나의 큰 나무에 달린 하나의 잎이라는 것을 알면 서로 싸울 수 없다. 이를 모르면 남남이다. 경쟁체제가 형성된다.”고 말했다.

#. 和也者天下之達道也

그는 “조화로운 삶을 사는 사람은 어디에서나 통한다. 조화로운 집에는 동물도 잘 크고 식물도 잘 큰다.”고 말했다. 그가 소개한 일화다. 어머니와 시장에 갔는데, 배가 고플 때쯤, 어머니가 말한다. 뭐라고 했을까? “아, 배고프다.”고? 아니다. “아이고, 우리 집 돼지 배고프겠다!” 한 마을에서도 이 교수의 집짐승들은 무럭무럭 잘 자라기로 유명했다고 한다.

그는 “ 다 통한다. 다 안다. 하나로 통하는 마음이기 때문이다. 아무도 모르겠지 해도 다 아는 것이다.”고 했다. 외국인들이 모른다고 우리말로 욕하면 다 알아 듣는 것처럼. 그는 “조화로운 마음을 갖고 다니면 어디에서나 통한다.”고 강조했다.

#. 致中和 天地位焉 萬物育焉

중(中)과 화(和)를 이루면 하늘과 땅이 제자리에 위치하고 만물이 제대로 길러진다. 속에 있는 마음이 다른 사람의 것과 잘 어울리는 상태를 말한다. 남하고 충돌이 생기면 중화를 못 이룬 것이다.
그는 “천국은 죽은 뒤에 가는 곳이 아니다. 성경에도 죽어서 천국 간다는 말은 찾아볼 수 없다.”고 했다. 욕심의 눈으로 살면, 세상이 뒤집혀 보이고, 양심의 눈으로 살면, 세상이 바로 보인다는 것이다. 그곳이 바로 천국이다.

#. 子曰 舜其大知也與 舜好問而好察邇言 隱惡而揚善 執其兩端 用其中於民 斯以爲舜乎

- 순은 크게 지혜로우신 분이다. 순을 묻기를 좋아하고 비근한 말을 살피기 좋아한다. 약을 숨기고 선을 드러내기 좋아하신다. 그 두 끝을 잡아 백성들에게 적당한 것을 적용하신다. 이 때문에 순이 되신 것이다.

순(舜) 임금 이야기다. 이 교수는 “‘밥은 먹었느냐?’ ‘나이가 몇 살인가?’ 이처럼 비근한 것을 묻는 것은 우리가 남이 아니라는 것을 확인하는 과정이다. 그리고 나쁜 점을 숨겨주고 좋은 점을 들추어주면 기분이 좋아진다. 그러면 마음이 열리고 변화된다. 최고의 상태, 이상적인 상태는 이처럼 한마음을 가지고 공평하게 하는 것이다. 그러면 가난해도 행복하다.(貧而樂: 논어 학이편).”고 말했다.

강의가 끝나고 박수가 쏟아졌고, 둘러보니 사람들의 표정이 환했다. 잠시 후, 종강 다과회장에서 커피를 들고 있던 이 교수한테 다가가 망설이다 물었다. 교수님은 깨달으셨습니까? 그는 바로 대답해주었다. “깨달음의 느낌이 올 때가 있다. ‘나’라는 존재가 몸밖에 있는 느낌. 항상 몸에 갇혀있는 느낌으로 사는데, 몸 밖으로 나와 나를 볼 때 그렇게 행복할 수가 없다.”고 했다.<부경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