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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동여지도 오류 많다”
작성자 대외협력과 작성일 2016-11-10
조회수 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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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동여지도 오류 많다”
대외협력과 2016-11-10 952

‘대동여지도’와 ‘훈민정음’에 대해 우리는 얼마나 정확히 알고 있을까?


△ 강의를 하고 있는 이근우 교수. ⓒ사진 이성재(홍보팀)
이근우 부경대학교 교수(사학과)는 10일 부경대에서 열린 「부경CEO행복인문학콘서트」에 강사로 등장, ‘상식의 역설 - 대동여지도와 훈민정음’이라는 주제로 특강을 했다.

이날 오전 7시 부경대 미래관 2층 소민홀에서 열린 강연에는 부산 울산 경남지역 CEO 100여명이 참석했다.

이 교수는 “우리가 알고 있는 상식이 얼마나 올바른 것인가, 정당한 것인가를 짚어보자.”면서, 대동여지도의 면면을 자세하게 보여주었다.

그는 “대동여지도가 한정된 지면에 많은 정보를 담았고, 처음으로 목판으로 제작돼 인쇄 개념이 도입된 점 등에서는 획기적인 지도.”라면서, “이런 대동여지도는 오류가 없다고 알려져 있는데 부산지역의 경우만 해도 오류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 지도의 부산지역을 살펴보면, 좌수영이 수영천의 동쪽에 잘못 그려져 있고, 초량왜관의 위치도 부산진의 서쪽인데 동쪽에 그려져 있다. 자성대에 있어야할 만세덕비는 오륙도에 있고, 태종대는 영도에서 떨어진 섬으로 그려져 있다.
 
이 교수는 “대동여지도는 가장 자세한 지도도, 정확한 지도도 아니다. 백두산을 8번 오르고, 전국을 3번 답사하여 제작했다는 말도 잘못 알려진 사실.”이라면서, “대동여지도는 그 당시 존재한 지도와 지리지 등을 참고해서 책상 위에서 만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지리정보를 유출했다는 이유로 흥선대원군의 노여움을 사서 김정호가 투옥되었다, 대동여지도의 지도와 목판이 모두 소각되었다, 대동여지도가 가장 큰 지도라는 말들도 사실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럼, 훈민정음에 대해서 우리가 잘못 알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

우리의 상식은 ‘훈민정음이 우리 문자의 정식이름이고 언문은 그 비칭이다. 훈민정음은 백성들이 배우기 쉽게 만들어졌다.’는 것.

이에 대해 이 교수는 “훈민정음 해례본이나 언해본 등은 일반 백성은 물론 심지어 집현전 부제학이었던 최만리조차도 쉽게 알 수 없는 어려운 것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조선왕조 500년 역사를 기록한 조선왕조실록에서 ‘훈민정음’이라는 말은 단 10차례 등장하는데 비해 언문, 언서, 언자 등은 1,000번 이상 나타난다.”면서, “이는 우리 문자에 대한 일반적인 명칭이 ‘언문’이라는 분명한 증거다.”고 말했다. 그는 “‘훈민정음’은 대부분 책의 이름으로만 사용되었다.”면서, “우리 문자인 ‘언문’에 대한 저항감은 근대 이후 우리가 만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런데 백성들이 편하게 배워 사용하게 하려고 ‘훈민정음’을 만들었다고? 이 교수는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훈민정음’은 당시 과거시험 과목이었을 정도로 어려웠다. 당시 전문가들은 물론 현대의 국어학자들도 훈민정음을 제대로 해석하는 사람이 드물 정도로 어렵다.”고 말했다.

훈민정음 해례본을 보자. 물론 한자로 작성된 것이다.

‘ㄱ’. 牙音. 如君子初發聲.

이 문장은 이런 뜻이다. ‘ㄱ’은 아음. 임금 군자의 첫발성과 같다. 아음은 어금니 소리.

이 교수는 “이처럼 훈민정음 해례본은 한자의 음가를 기준으로 설명하고 있다. 훈민정음은 한자 음가 표시수단.”이라면서, “훈민정음 언해본에는 ‘정치음’과 ‘치두음’에 대한 설명까지 나오는데 이는 중국어를 발음할 때 사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렇게 어려운 훈민정음인데 백성들을 편하게 하려고 창제했다고 하는 것은 곤란하다.”면서, “한자를 모르면 절대 이해할 수 없는, 한자를 매개로 해야 이해할 수 있는 것이 훈민정음이다.”고 말했다.

훈민정음이 아닌, 언문(언문자모)의 첫 장을 보자. 이는 훈몽자회에 나오는 것이다.

‘ㄱ’ 其役 ‘ㄴ’ 尼隱

‘ㄱ’ 기역, ‘ㄴ’ 니은 …

여기서 기역의 ‘기’는 ‘ㄱ’이 초성으로 쓰일 때의 예, ‘역’은 ‘ㄱ’이 종성으로 쓰일 때의 예를 보여준다. ‘니은’도 마찬가지고, 나머지 자음도 그렇게 계속된다. 단순한 표기에서 읽는 방법과 그 쓰임새까지 알 수 있다. 그는 “우리 한글의 절묘함이 여기서 빛난다.”고 말했다. 언문자모는 아주 쉬운 한자어로 불과 2쪽에 걸쳐 한글의 구성 원리를 전하고 있다.

그는 “언문은 1443년에, 훈민정음은 1446년에 만들어진 것.”이라면서, “훈민정음과 언문은 다른 것.”이라고 말했다.

백성들이 어려운 한자를 알아야 해독할 수 있는 66쪽짜리 훈민정음을 보고 한글을 배웠을까, 아니면 2쪽짜리 언문을 보고 깨우쳤을까?

이 교수는 “우리가 날마다 접하는 정보는 근거가 없는 것일 수 있다.”면서, “진실에 접근하기 위해 일상에서 항상 사실을 뒤집어 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 과정이 인간의 역사가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부경투데이>


△ 부경CEO행복인문학콘서트 행사 전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