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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문예작품공모전 수상한 부경인은?
작성자 대외협력과 작성일 2019-10-18
조회수 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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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문예작품공모전 수상한 부경인은?
대외협력과 2019-10-18 439

부경대학교 최교빈 학생(영어영문학부 3학년·사진)이 ‘김유정 기억하기 제26회 전국 문예작품 공모전’에서 우수상을 수상했다.

최교빈 학생은 (사)김유정기념사업회와 강원일보사가 공동 주관한 이번 공모전에서 시 ‘전차가 희극을 낳아’로 운문 일반부 우수상을 받았다.

최교빈 학생이 상을 받은 시 ‘전차가 희극을 낳아’는 김유정 작가의 작품 중 같은 제목의 수필을 소재로 작성한 것이다.

이 공모전은 작가 김유정의 향토성과 해학 등 격조 높은 문학정신을 기리고 유능한 문학 지망생을 발굴하기 위해 해마다 열리고 있다.

심사위원회는 “백일장이 아닌 공모전이라 운문·산문 부문 모두 작품 수준이 고르고 높아서 작품 심사에 신중을 기했다.”라며 “김유정의 작품 제목을 정해 써야 하는 제약에도 이야기를 풀어 가고 또 응집하는 실력들이 만만치 않았다.”라고 밝혔다.

한편 올해 공모전에는 전국에서 514편의 작품이 접수됐으며, 시상식은 지난 2일 오후 김유정문학촌 야외무대에서 열린 2019 김유정문학제의 행사로 진행됐다. <부경투데이>

  전차가 희극을 낳아

  우스꽝스러운 이름의 증기기관차를 기다린다 텅 빈 플랫폼에 승객은 나뿐이고 대기는 무거워서 어깨가 축축 처진다 공책 한 페이지를 死로 가득 채워 연필심의 대가리는 –뚝 / 필기구로서 生이 끝났단 사실이 명백하다

  표를 검사하는 직원의 표정이 의뭉스럽다 뒤집힌 동공, 공동체에 속하는 건 공포라고 혼잣말한다 언제 죽을 건지 조심스럽게 묻는다 유감스럽게도 검표를 마친 후 선로에 뛰어들 예정이라는 답변 좋은 죽음을 기원하며 합장한다 아마 내년 이맘때 여행길에서 마주하겠지 원래 겁쟁이들은 자살을 입으로만 하는 법이니까 - 풉

  시속 육십 킬로의 풍경이 진부해 당장이라도 비상용 해머로 유리를 깨고 싶다 사실 굴러떨어져도 즉사하진 않을 것이다 관절 대부분이 박살 나겠지만 그건 숨이 끊기는 것보다 더 비참한 말로 –픽 느닷없이 웃음이 새어 나오는 이유가 뭘까

  사는 일에만 집착했던 어느 봄날, 낮잠을 주무시던 할아버지가 돌아가셨다 오전까지 정원에 국화 모종 심고 겨울옷들을 정리하셨는데 심지어 내년이라는 말을 스무 번이나 동어 반복했는데 교회 목사님이 주기도문을 외웠다 나는 그때도 폭발할듯한 웃음을 억지로 참았다 –큭

  식탁에 오른 백구의 벌건 살점, 고적한 봉당마루에 네발짐승이 기어오는 것만 같았다 닭고기라는 아버지의 말을 진정으로 믿었던가 몇 시간 통곡하고 결국 포만감에 빠진 숙면, 이따금 개 짖는 소리만 환청으로 들렸다

  할아버지도 백구도 전차도 전부 희극 배우를 닮았다 누수(淚水)로 번지는 늙은 광대의 희붐한 얼굴 진정한 희극인 그 자체 기관차가 죽은 사람들을 태우고 승강장을 떠난다, 증기에선 방귀 냄새가 풍겨 더할 나위 없이 희극적인 소품이다, 연극이 막을 내린다 –컹컹 개 짖는 소리만 명징하고, 음정을 못 맞추어 불안정한 포효 그야말로 희극, 완전한 희극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