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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경대학교 최교빈 학생(영어영문학부 3학년)이 제2회 2019 농촌사랑 문예작품 공모전에서 시 부문 은상을 수상했다.
최교빈 학생은 전라북도문학관(관장 류희옥)이 주최한 이 공모전에서 시 <야근>으로 은상을 받았다.
이 시는 야근에 지친 직장인이 귀농인의 삶을 꿈꾸는 심정을 도시와 시골의 풍경을 대비시켜 표현해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한편 전라북도문학관은 문학을 통한 농촌 정서의 함양과 농촌 문화의 진흥에 기여하기 위해 농촌사랑 문예작품 공모전을 열고 있다. <부경투데이>
야근, 귀농
또 夜근이다
사무실 책상 벵갈고무나무
그늘진 존재감과
어느 집착적인 인간들의
프로젝트 보고서
그건 전부
위선적인 기행문이다
친애하는 나의 그대들이여
액자 프레임 속
여전히
똑같은 표정으로 갇혀 있군요
아버지, 어머니
사람도 분갈이할 순 없나요
나는 새로운 둥치를 갖고 싶어서
몸을 동그랗게 말고
광합성에 축축이 젖을 거예요
각다귀 무리도 성 난 추적을 멈추어
금성도 정지한 채 흐르는
새벽의 시간
기도하는 손으로,
간절하게
이제는 낮게 부는 갈바람에도
마음의 겉껍질이
부서지어 조각납니다
부족한 산소를 한 움큼 쥔다
입안에 억지로 욱여넣고,
옅게 개구호흡
경비원의 서치라이트 - 유령 같은 삶
웃는 얼굴로 억울함을 토로해볼까
무역회사 십팔 층 지박령
나의 또 다른 별명
내가 다른 사람이 되어
나의 또 다른 삶을 위하여
결빙된 서울시티메트로
꼬리가 끊긴 지하의 협궤열차
나를 이대로
초록의 땅에 데려다주오
올이 나간 낡은 밀짚모자
비대한 머리에 걸치고
어린 모종을 흙에 심고 싶어
부드러운 흙에 이모작을 할 거야
매일 설레고 두근거리는, 나는
기도하는 손으로
믿지도 않는 신을 부르짖고
기도하는,
손아귀에
자그마한 호수가 고인다
예보에도 없는 장대비가 내리쳐
이건
나의 작은 연대기야
이건 어떤
고립적인 콘트라스트야
이건 우리 귀농자들의 전형적인 고민거리야
봉당마루에 大자로 눕는다
비와 목재가 만드는 선율을 듣고 싶어
노변의 풀 잎새 몇 조각 따서
유려한 들꽃 송이 대야에 넣는다
저물녘에 흐르는 냇물 위, 나의
여남은 허기짐
그리고
또 지독한 밤이 찾아오면
벵갈고무나무의 그늘짐과
집착적인 인간들의
프로젝트 보고서
그 위선적인 기행문을 떠올린다
그건
夜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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