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 부경대학교

‘태양이 뜬다’는 말은 틀렸다. 지구가 자전하기 때문에 태양이 떠오르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니까. 이 엄연한 진실을 두고 왜 우리는 아무 주저 없이 ‘태양이 뜬다’고 말할까?

△ 강태섭 교수. ⓒ이성재 사진(홍보팀)

본론으로 들어가자. 강태섭 교수를 만난 이유는 ‘지진’ 때문이다. 그는 딱 꼬집어 ‘지진학’을 연구하는 국내 몇 안 되는 학자 중 한 사람이다. 그래서 최근 잇따른 지진에 그는 언론 인터뷰 섭외 1순위였다.

그런데 다 알다시피, 대체로 지진 기사는 맥락이 좀 빤하다.  △왜 지진이 발생하는가? → (전문가 인터뷰)복잡한 이야기. △어느 정도 진동을 느꼈는가?→ (시민 인터뷰)화장대 화장품이 흔들리고요. △대책은 무엇인가? → (전문가 인터뷰)건물 내진설계 운운. 매번 듣던 가락이다. 그래서 지진 기사는 별 ‘재미’가 없다.

사람들도 그렇다. 지진이 났을 때는 긴장감과 호기심으로 반짝 관심을 가지지만 잠시 후면 까맣게 잊고 평온한 일상으로 돌아가 버린다. 그 뒤에 남는 사람, 바로 강태섭 교수다.  

그의 하루 24시간은 온통 지구 생각으로 가득 차 있다. 누가 온종일 지구를 생각할까? 그럴 여유도 없고, 그럴 이유도 느끼지 못한다. 그러나 그는 그렇다. 사람들이 지진의 소동 뒤편으로 사라진 후에도 그의 머릿속에는 여전히 지구 생각, 지진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사건 현장을 정밀하게 뒤지는 탐정처럼 그는 ‘범인’을 쫓는다.

현대 과학은 지진의 정체를 얼마나 파헤쳤나? 인간은 지진에 대응할 수 있는가?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이런 종류의 궁금증 뭉치를 안고, 밖에 벚꽃이 만발한 어느 봄날 지구의 모퉁이인 부경대 그의 연구실에서 그와 마주 앉았다.

그에게 걱정스럽게 물었다. 왜 요즘 지진이 잦나?

그런데 이 질문에 대한 그의 입장은 보통 사람들의 걱정과는 사뭇 달랐다. 그는 이것을 사회적인 현상으로 읽었다. 최근 갑자기 나타난 현상이 아니고 예전부터 있어왔는데, 최근 관측 장비와 기술, 그리고 정보의 발달로 과거 인지하지 못했던 것까지 사람들이 인지하면서 생기는 현상이라는 것이다.

지진 관측망은 부산지역 4개소를 비롯 전국에 약 170개소에 지진계가 설치되어 있다고 한다. 지진계가 지진파를 감지해 실시간으로 인터넷을 통해 관측 자료를 기상청 국가지진센터와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지진연구센터에 보낸다. 이런 지진 관측은 불과 지난 2000년 이후 본격화됐고, 기상청은 규모 2.0 이상을 발표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의 말에 일견 수긍이 가긴 한다. 그 전에도 2.0 이상이 많았지만 관측하지 않을 때여서 몰랐던 거고, 관측 후에도 발표되지 않는 2.0 이하 지진이 많다는 해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강 교수에 따르면, 규모 1.0 차이는 에너지로 보면 32배 차이가 난다. 2.0에서 3.0이 되려면 2.0짜리 지진이 32개가 있어야한다는 말이다. 지난 1일 충남 태안에서 규모 5.1의 지진 하나는 2.0짜리 32,768개가 있어야한다(32×32×32). 그러니까 에너지의 관점에서 과학자는 5.0짜리 지진이 더 심각한 반면 일반인은 정서적으로 2.0짜리 100개를 더 심각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앉아서 당할 순 없다. 그는 “지진의 특징이 간접적 피해를 양산하는 자연재해이기 때문에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했다. KTX, 지하철, 고속도로, 원자력발전소 같은 사회기반시설, 첨단IT시설 등은 조금이라도 영향을 받으면 막대한 타격을 받을 수 있다. 규모 2.0∼3.0의 지진에 직접적으로 사람이 죽지는 않더라도, 그로 인한 2차적 피해가 더 무섭고 두려운 ‘정밀한’ 세상이 된 것이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지진이 일어나기 전에 어떤 대응준비를 할 수 없다. 현재 과학의 힘으로는 지진을 예측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는 “지진은 지구 내부에 작용하는 힘이 암석에 작용해서 어느 한계 이상 힘이 축적되면서 파괴되어 발생한다.”면서, “힘이 작용하는 것을 관찰할 수 없기 때문에 언제 어디서 파괴가 일어날 지 아는 것이 어렵다.”고 말했다.  

어떻게 해야 하는가? 그의 진면목은 여기서 드러난다. 그는 “지진이 일어나기 전에 예측하지 못하지만, 지진이 발생했을 때 어떻게 거동할 것인지 예측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발생한 지진이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를 미리 아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그에 맞게 대응해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으니까. 그것이 어떻게 가능할까? 
  
지구 내부구조를 파악하는 것이 요체다. 지진파(지진 에너지)가 전달되는 경로가 지구 내부이니까 지구 내부구조를 알면 지진의 전개양상을 알 수 있는 것이다. 부산의 경우처럼 지질이 딱딱한 화강암에는 지진파가 빨리 통과한다. 부산 인근 경상분지처럼 단단하게 고화되어 있지 않은 퇴적암은 물러서 느리게 통과해 진동이 커지는 것이다.

이런 지구 내부구조를 어떻게 파악할 것인가? 이를 위해 지금까지는 주로 기존에 있었던 지진으로부터 비롯된 지진파 정보를 이용해왔다. 하지만 지진이 빈번하지 않는 우리나라의 경우 관련 정보가 부족하다.

그런데 강 교수의 발상은 놀랍다. 지금까지 주목하지 않았던 지진 배경 잡음을 이용해 지구 내부구조를 읽어내는 시도를 한 것이다. 지진 배경 잡음은 바다의 파도와 같이 육지가 해양 및 대기와 상호작용하는 자연적인 원인과 자동차 소음, 공사현장 소리 등 일상생활에서 나는 진동으로 인해 지구 내부에서 만들어지는 잡음을 총칭한다.

 강 교수는 이 잡음이 지구의 내부구조에 대한 정보를 가지고 있을 지도 모른다는 점에 착안해 관측소의 상관분석 전파신호를 통해 분석한 결과, 파동이 전파될 때 빠르게 또는 느리게 진행하는 특징을 발견한 것이다. 그래서 그는 국내 처음으로 지진 배경잡음을 이용해 지구 내부구조를 영상화하는 시도에 성공했다.


△ 한반도 남부 지역 지질도(왼쪽)와 지진파 속도 토모그래피 영상(오른쪽) 비교.

한마디로 지금까지 지진연구 분야에서 버려지던 잡음을 이용해서 지구 ‘CT 촬영’을 한 것이다. 그런데 결과는 놀라웠다. 그 이미지가 한국지질도와 거의 일치했다. 한국지질도는 지표에서 관찰한 암석의 유형을 분류한 지도다. 

이 연구를 담은 강 교수의 논문이 바로 2006년에 발표한 ‘남한의 가속도관측망에서 기록한 지진배경잡음을 이용한 표면파 토모그래피’이다. 이 연구는 우리나라 지진연구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그는 “지구 내부구조를 알게 되면 어느 지점에서 발생한 지진이 어떤 전달경로를 통해 올 지를 알게 되고 얼마나 빠르게 또는 느리게, 또 어떤 크기로 어디에 도착할 것인지를 예측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강 교수는 전북 군산 만경강 하구 마을에서 태어났다. 매일 바닷물이 드나드는 것을 코앞에서 보면서 자란 그에게는 어릴 때부터 ‘바닷물이 왜 드나드는가?’ 하는 범우주적(?)인 질문이 가득했다고 한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지구를 연구하는 과학자가 됐다. 그러나 그의 전공인 지진학은 소위 인기학문이 아니라서 대학에 있는 지진 과학자가 겨우 10여 명뿐이라고 한다. 지진학을 강의하는 곳은 부산에서는 부경대와 부산대. 전국적으로도 서울대 강원대 전북대 전남대 경상대 경북대 등에만 있을 정도로 국립대 위주의 희소 학문이다. 사립대로는 연세대가 포함된다.

그는 “지진이 빈번하지 않으니까 지진의 위험성을 쉽게 잊고, 사후 약방문하는 경향이 많다. 사건이 나기 전에는 움직이지 않는 것이 문제.”라면서, “가능성이 받아 들여져야 하고, 거기에 맞게 정책이 세워져야한다.”고 말했다.

현재 그는 서울대 연구진과 공동으로 ‘ShakeMap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지진 진동 지도를 만드는 연구다. 기상청이 발주한 지진기술개발 사업이다.

어디선가 지진이 발생했을 때 전국 각 지역에서 어느 정도의 진동을 경험하게 되는지를 알 수 있는 지도다. 이 지도가 완성되면 지진으로 인한 효과 예측, 즉 진동이 큰 곳이 어디인지, 어디로 구급차와 소방차가 가야 할 지 빠르게 대응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인터뷰를 마치며, 매일매일 지구 지진파를 붙들고 씨름하는 그에게 “지구가 아들 같겠네요.”했더니, 그는 “아니오. 부모지요. 고마운 밥줄이죠.”라고 말했다.

△강태섭 교수는?
서울대 자연과학대학 지질과학과를 나왔고 동대학원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우리나라 지진연구 중심역할을 하고 있는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지진연구센터에서 근무했다. 2009년 3월 부경대에 부임해 본격 지진학 강의를 하고 있다. 강의과목은 지구물리학, 지구물리탐사, 지진학, 지구환경과학 등 4개 과목이다. <부경투데이>

Special interview| Professor Kang Tae-Seob
The interesting story of a man who lives with the earth

’Rising sun’ is wrong sentence. It just looks like that because the earth is rotating. Then, why do we use this sentence without hesitation even though we know it is not?

We asked to the geophysicist Kang Tae-Seob(44 years old) who is a professor of earth environmental science department of Pukyoung National University. "We can’t deny the phenomenon what observer is watching. We see the sun while we stand on the earth," he said. Therefore, how many fictions do we have in our saying?

Let’s get into the point. The reason why we visited him was the earthquake. He is one of a few domestic scientists who are studying about earthquake. He is the first priority person for interview because of continual earthquakes in Korea recently.

As most of you know, the context of the articles about earthquake is a bit obvious. △Why does the earthquake happen? → (interview from expert) difficult story about it. △ How strong the earthquake was? → (interview from citizens) table in my house was shaking! △What is measure for it? → (interview from expert) building should be built. It is too obvious to make readers interesting.

People are also easy-going. They have interest about it for a short time when they feel the shake, but they forget about it pretty soon and get back to their life easily. The person who left after people have gone is the professor Kang Tae-Seob.

His 24 hours are full of the earth. Who can think about the earth all day? People don’t have enough time for that, and they even don’t feel that they need to do it. However, he is different. After people forget about the earthquake, he still thinks about the earth and earthquake like a detective chasing a criminal.

How much does modern science know about the earthquake? Can human stand in front of it? How to deal with it? These kinds of questions are sitting with him in his office in Pukyong National University where full of cherry blossom trees are all over the campus.

We asked to him with worries. Why does the earthquake happen frequently in these days?

However, his opinion about this disaster is different. He said this is social phenomenon. It has happened for a while, but people know that this happens suddenly. He said this is the phenomenon which happens because people start to know about the things they didn’t know before as the development of measure technology and information.

The seismograph network in Korea has around 170 seismographs including 4 in Busan. It detects seismic wave and send the data to Korea Meteorological Administration and Geologic Environment Research Center of Korea Institute of Geoscience and Mineral Resources. We could agree with his opinion because this system just has been started from 2000, and Meteorological Administration only notices the earthquakes what has more than 2.0 magnitudes. We even hadn’t been known about the earthquakes which have more than 2.0 magnitudes before we had this system, and there are also many unnoticed earthquakes what have less than 2.0 magnitudes.

According to him, one magnitude means 32 times of energy, so an earthquake of 3.0 magnitudes is same with 32 earthquakes of 2.0 magnitudes. The earthquake of 5.1 magnitudes in Taean, Chungnam what happened last month is same with 32,768 earthquakes of 2.0 magnitudes. Therefore, in the aspect of energy, scientists takes one earthquake of 5.0 magnitudes more seriously than 100 earthquakes of 2.0 magnitude, but ordinary people think in reverse way.

However, we can’t take it lying down. He said that we need to prepare for the earthquake so hard as it causes indirect damage to various field. If it affects to infrastructure such as KTX, subway, highway, nuclear power plant, or IT facilities, it will bring huge damage to people. Even though the earthquakes of from 2.0 to 3.0 magnitudes don’t kill people, but it can cause more serious problem through secondary damage because this society is too sensitive.

Unfortunately, we can’t prepare a thing before the earthquake happens because we can’t guess where it will happen. "The earthquake happens because power from inside of the earth applies to rocks and it causes destruction with the power piled up more than its limitation. We can’t not see where the power applies, so it is hard to know where the destructions start," he said.

Then what should we do? We can use his knowledge from this point. He said that it is impossible to expect where it would happen, but he can guess how to act when the earthquake happens. It is really important to know how the earthquake will go on because it helps to minimize the damage. How can be this possible?

The most important thing is analyzing inner structure of the earth. As the seismic wave are delivered to the inner structure, we can know how it goes when we know the inner structure. In the case of Busan, the wave goes through fast as the city’s geological features are made of hard granite. On the contrast, the wave goes through slowly in the sedimentary rocks which are not consolidated well like around Kyungsang Basin, so it makes the vibration bigger.

How do we analyze this inner structure of the earth? We used to use information of seismic wave what is gathered from the earthquakes before. However, in the case of Korea where the phenomenon doesn’t happen frequently, we don’t have enough information.

However, his way of thinking is special. He tries to read inner structure of the earth with background noise of earthquakes what nobody focuses on. It represents all noises occurred by the vibrations from our daily life such as noise from cars and construction sites, and natural reasons such as interaction between land and the air like waves on the sea.

He found the characteristic that the progress of wave gets faster or slower when it’s spread as he guesses that these noises would have the information about the inner structure of the earth and analyzes correlation about signaling of observation stations. Therefore, he succeeded to visualize the inner structure of the earth with background noises of earthquakes as the first in Korea.

It is like CT scans of the earth with noises which has been treated as rubbish in seismological research field. However, the result was amazing. The image of it was almost same with geological map of Korea. The map classifies types of rocks found in the points. The thesis of the research of professor Kang is ’the tomography of surface wave using background noises of earthquake logged on accelerator network of South Korea’. This research opened new world of seismological research of Korea.

"We can predict the beginning point, way, speed, and size of the earthquake as we know the inner structure of the earth," he said.

The professor was born in the river village of Mangyeong river, Gunsan, Jeollabuk-do. As he saw the waves coming in and out in front of his house, he started to be curious about somewhat extra-ordinary questions such as ’why do the waves come and go?’ Therefore, he naturally becomes a scientist who studies about the earthquake. However, the subject is not that popular as a study, so only 10 seismologists are in the universities. The lecture about earthquakes exists only in Pusan National University and Pukyong National University in Busan. It is quite rare study as the lecture exists usually in national universities such as Seoul National University, Gangwon National University, Chonbuk National University, Chonnam National University, Gyeongsang National University, and Kyungpook National University. Only Yonsei University has it as a private university.

He said that people in Korea forget how the earthquake is dangerous as it doesn’t occur frequently, and they tend to do after the fair. He also emphasized that people need to take its possibility and make policies about it as we don’t move before it is happened.

He is running ’Shake Map Project’ with researchers in Seoul National University. It is making the map about seismic vibration. It is seismic technique business ordered by the Meteorological Administration.

The map will let people know that how much they can feel in each area of Korea when the earthquake happens. When this map is completed, people would know where the vibration is the biggest and where the ambulances and fire trucks should go first, so we can react fast when it happens.

Finishing up the interview, we asked him that he sees the earth like his son. He returned with this sentence. "No, it is not. It is my parents and also good source of income,"

△ Who is Kang Tae-Seob?
He graduated natural science of Seoul National University, and he was granted his master’s and doctor’s degree in Seoul National University. We worked for geological research team of Korea Institute of Geoscience and Mineral Resources which is the main research team of Korean seismic research. As he was appointed as the professor of Pukyong National University in March 2009, he started to teach about seismology. The lectures are geophysics, geophysical survey, seismology, and earth environment science. <Pukyong Today>